한미 독자제재 추진에 반발 … "문재인땐 적어도 서울이 과녁은 아니었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과 미국의 대북독자제재 추진에 반발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북한이 지난 19일 공개한 전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의 시험 발사 장면. 한미가 이에 대응해 독자제재 추진 방침을 밝히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4일 담화를 내고 서울 과녁‘을 언급하며 위협 강도를 높였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남한)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다"라고 밝혔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는 것을 넘어 남측 여론을 자극해 사실상 정권 반대투쟁에 나설 것을 추동하는 발언이다.

그러면서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며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남한 특히 서울을 직접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9월 핵무력 법제화를 통해 핵무기를 사용한 선제타격 의사를 나타낸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김 부부장은 지난 8월에도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반발하며 윤 대통령을 향해 "인간 자체가 싫다"고 하는 등 막말을 쏟아낸 바 있다.

당시 그는 윤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밝힌 '담대한 구상'에 대해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 "하나마나 한 헛소리"라 깎아내리면서 "정녕 '대통령'으로 당선시킬 인물이 저 윤아무개밖에 없었는가"라고 험담을 했다.

김 부부장은 24일 담화에서 "지난 22일 남조선 외교부 것들이 우리의 자위권행사를 '도발'이라는 표현으로 걸고들며 그것이 지속되고 있는 것만큼 추가적인 '독자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는 나발을 불어댔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대조선 '독자제재'를 운운하기 바쁘게 토 하나 빼놓지 않고 졸졸 따라 외우는 남조선 것들의 역겨운 추태를 보니 갈 데 없는 미국의 '충견'이고 졸개라는 것이 더욱 명백해진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나는 저 남조선 졸개들이 노는 짓을 볼 때마다 매번 아연해짐을 금할 수 없다"며 "미국이 던져주는 뼈다귀나 갉아 먹으며 돌아치는 들개에 불과한 남조선것들이 제 주제에 우리에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제재'하겠다는 것인지 정말 보다보다 이제는 별꼴까지 다 보게 된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무용지물이나 같은 '제재' 따위에 상전과 주구가 아직까지도 그렇게 애착을 느낀다면 앞으로 백번이고 천번이고 실컷 해보라"며 "'제재'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다. 안전하고 편하게 살 줄 모르기에 멍텅구리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독자 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22일 오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논의한 데 대해 "명백한 이중기준"이라며 반발하는 담화를 내놓은 지 이틀만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대남대외 업무 전반을 관장하는 김 부부장이 22일은 자위적 핵억제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중기준, 24일은 대북제재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항변하는 내용의 담화전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고 지난번 ICBM 발사 이후 추가도발의 명분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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