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DS 프리미엄 2009년 이후 최고치로 상승

부채한도 상향·국채·MBS 매각 논의 이슈 등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조기 금리인상 종료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리인상이 마무리된다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양적긴축(QT)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월 중 5명 이상의 연준 위원들이 대차대조표 (B/S) 정책에 대해 언급하면서 QT의 향방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미국 CDS 프리미엄 1년물이 2009년 이후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이슈와 함께 양적긴축을 통해 시중 유동성이 흡수되는 상황이라 시장 변동성은 더 커질 우려가 높아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이날부터 내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하락세를 보였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 기조를 보일 가능성 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2월 FOMC 후 나올 성명서 및 기자회견의 톤은 지난 12월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금리인상이 마무리된다면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QT는 연준 보유 자산의 95%인 재무부 채권(만기 364일 짜리 재정증권 T-bill, 만기 1년 이상 10년 미만 중기국채 T-note, 만기 10년 이상 30년 이하 장기채 T-bond, 물가연동채 TIPS, 1년변동금리부채권 FRN)과 모기지담보증권(MBS), 상업모기지담보증권(CMBS) 등을 통해 진행된다.

연준은 지난 6월부터 QT를 실행했다. 하지만 매월 한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뉴욕 연준이 FOMC의 결정에 따라 공개시장조작을 실행하는 '시스템 공개시장 운영 계정'(SOMA)에 따르면 지난해 연준은 6~8월 3개월간 1425억달러(매월 국채 300억달러, MBS 175달러)를 줄인다고 발표했지만 594억달러 부족한 856억달러를 줄였을 뿐이다. 특히 연준이 기준금리를 조절할 때 쓰는 단기채로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 미국 상업은행들이 주로 보유하고 있는 T-bill은 석달간 하나도 줄이지 않았다.

9월부터는 QT 목표액을 월 950억달러(국채 600억달러, MBS 350억달러)로 늘렸다. 그런데 지난 25일까지 연준이 축소한 금액은 T-bill은 398억4442만달러, MBS 843억3612만달러에 그쳤다. 월평균 금액은 T-bill 66억4073만달러, MBS 140억560만달러다. 이는 미 연준이 QT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한 해 유예된 QT 목표 잔액이 한꺼번에 몰아친다면 금융시장의 긴장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금리 이슈에 가려져 대차대조표 정책은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였는데 연준의 금리인상이 마무리 되고 있는 가운데, 긴축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MBS 매각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QT가 올해도 속도 조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재무부의 일반계정(TGA) 또는 역레포 (RRP) 기구 잔액이 감소하면 지급준비율 증가도 가능하다며 이의 규모로 볼 때 QT는 올해까지 속도 조절 없이 진행될 전망"이라며 "금리인상이 끝나고 인하를 하더라도 초반부에는 QT도 병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CDS 프리미엄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7일 미국 5년 CDS 프리미엄은 37.55bp로, 지난 5년 이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CDS 프리미엄이 급등했던 경우는 △ 2008년 금융위기로 모기지 보증기관인 패니매, 프레디매가 부실화되어 미국 정부의 부채부담이 급증했을 때 △ 2011년 의회가 부채한도 합의에 실패해 열흘 동안 연방정부가 폐쇄되며 '기술적 디폴트'가 발발했을 당시 △ 2013년 '테이퍼 탠트럼'으로 미국 국채(Treasury)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어 헷지를 위한 트레이딩 수요가 CDS 시장에 유입됐을 때 정도였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부채한도 이슈는 사실 너무 뻔한 재료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면서도 "이번에는 양적긴축을 통해 시중 유동성이 매월 950억달러씩 착실히 흡수되고 있어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1년은 기준금리가 제로였지만, 지금은 기준 금리가 4.25%로 훨씬 높고, 부채는 당시보다 2배 더 증가했다. 지금은 양적긴축를 통해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 더 어렵다. 박 연구원은 "최근 자산시장은 연준의 비둘기 변신을 기대하고 있지만 2월 FOMC 이후 모멘텀 소강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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