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주요 도시 지역별

주택매매 전년비 14%↓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당국의 '통큰' 규제 완화 조치에도 좀처럼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춘제(설명절) 연휴 기간은 중국의 주택 매매 성수기로 꼽히는데 특히 올해 춘제 기간은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로 기대감이 더 컸다. 하지만 일주일이 넘는 연휴 기간에도 부동산 시장 회복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30일 블룸버그는 "춘제 연휴 기간 동안 주택 매매가 감소하면서 중국 부동산 관련 주가가 떨어졌다"면서 "이는 부동산 부문을 회복하는 데 있어 중국이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정보업체인 중국부동산정보(CRIC)가 추적한 40개 주요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1월 27일로 끝난 춘제 연휴 동안 지역별 주택 매매는 전년 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부동산 개발업체 지수는 오전 11시 10분까지 3%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책 당국이 부동산 부문을 구제하기 위해 대대적인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일주일 기간의 춘제 연휴는 구매자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였다.

코로나 봉쇄 기간 동안 더 큰 도시에 기반을 둔 농촌 출신 도시이주자들과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은 당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을 급하게 변경하면서 올해 고향에서 부동산을 구입할 기회가 주어졌다.

저스틴 탕 유나이티드 퍼스트 파트너스 아시아 리서치 대표는 "매출 감소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계속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이 시스템을 통해 작동해야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면서 "재개(리오프닝) 이후 경제가 회복되고 난 후에야 현금 흐름 등 가계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부동산정보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춘제 연휴 주간 부동산 판매는 2019년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32% 감소한 것으로 잡계됐다.

구매자들의 관심은 광둥선 둥관의 화웨이 사업장 인근 지역처럼 펀더멘털이 더 강한 몇몇 소도시에서만 나타났을 뿐이다.

천원징 차이나인덱스홀딩스 리서치 부디렉터는 "국내 시장 침체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과거처럼 춘제 연휴 성수기를 대비한 물량을 많이 내놓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대출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시장 구제를 위한 16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조치는 이전에 발표된 단편적인 조치들과 달리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직면한 유동성 위기 해결부터 주택 구매자를 위한 계약금 요건 완화까지 폭넓게 다룬 패키지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향후 6개월 내 갚아야 할 은행 대출의 상환 기한은 1년으로 연장될 수 있고, 채권에 대한 상환 기간도 연장되거나 협상을 통해 바꿀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는 "이 패키지는 지금까지 중국 당국이 내놓은 가장 강력한 부동산 시장 구제 패키지"라면서 "가장 큰 정책 변화는 일시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대한 은행 대출 규제를 완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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