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일정상회담이 예정된 16일 오전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은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해 1000㎞를 1시간 10분 가량을 비행한 뒤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ICBM을 쏜 것은 지난달 18일 화성15형을 고도 5700여㎞, 비행거리 약 900㎞로 고각으로 발사한 후 약 한달만이다. 일본에서는 이번 ICBM의 고도를 6000㎞, 비행거리 1000㎞로 추정했다.

이번에 발사된 기종은 군이 정밀 분석 중이다. 지난달 열병식에서 등장한 고체연료 추진 ICBM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화성15형이나 화성17형 등 기존 ICBM일 수도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올해 6번째 탄도미사일 도발로, 지난 14일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쏜 뒤 이틀 만이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다목적 카드로 해석된다. 당장 오늘 오후에 열릴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견제 성격이다. 한미일 공조 아래 최근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등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윤석열정부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정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13일부터 시작돼 23일까지 이어질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에 대한 경고도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는 전 정부 시기 축소됐던 대규모 실기동훈련(FTX)을 이번 FS 연습에서 부활시켰고, 북한은 이를 '전쟁연습'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북한은 FS 시작 전날인 지난 12일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 2발을 쐈고, 9일에는 근거리탄도미사일(CRBM)급 사거리의 미사일 6발을 쏘는 등 한미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와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등 관련 전문가들은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이면서 동시에 한일간 군사협력 등 밀착을 경고하는 이중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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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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