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둔화→부진' 수위↑

정부가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 상승세는 다소 꺾였지만 내수와 수출이 여전히 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올해 경제전망에서 '상저하고'를 제시했다. 경기 흐름이 상반기 중 바닥을 찍은 뒤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내수와 수출 동반부진이 길어지면서, 경기둔화 국면이 정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기획재정부는 '3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정부가 처음으로 '경기둔화'를 공식화한 뒤 2달 연속 같은 흐름이라고 본 것이다. 정부는 경기둔화 지속의 이유로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과 제조업 기업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물가 상승세는 다소 둔화되고 있다고 봤다.

앞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경제에 대한 진단을 '둔화'에서 '부진'으로 바꿨다. 한국은행도 다른 나라들보다 국내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빠르게 늘어난 데다 주택 경기도 더 나빠 주요국들보다 소비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 경기 판단에 부진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202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때다. 그만큼 올해 상반기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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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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