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은행 반대 "마지막 수단"

스위스정부가 UBS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린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합병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지만 두 은행 모두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취재원들을 인용해 "스위스 금융당국과 CS가 최근 CS-UBS의 합병안을 논의했다"며 "하지만 UBS는 CS와 관련된 위험을 감수하는 걸 꺼리고 있다. 두 은행의 사업분야가 중복되기에, UBS와 CS 모두 인수합병 시나리오를 마지막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CS 최대주주인 사우디국영은행이 추가 투자할 의향이 없다는 점을 밝히면서 이 은행 주가가 급락했다. 결국 16일 스위스중앙은행이 CS에 500억프랑(540억달러)의 긴급자금을 수혈하면서 일단 위기를 막았다.

JP모간체이스는 "현재 UBS가 CS를 인수합병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은행 KBW는 "당국의 긴급 유동성 조치가 CS의 생존기간을 벌어준 것은 확실하지만, 결국 "투자부문 분사 등 CS를 해체하는 방안이 가장 가능성 높은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두 은행의 인수합병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 두 은행 모두 자력회생으로 상황을 돌파했다. 이번 CS 위기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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