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월 신규 주택 가격이 18개월 만에 상승 전환하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였다. 침체된 시장을 살리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결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16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를 인용해 70개 중대형 도시의 2월 신규 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18개월간 하락세를 보였던 기존 주택 가격 역시 전월 대비 0.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신경보 등에 따르면 2월 70대 도시 가운데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 가격이 오른 곳은 각각 55곳과 40곳에 달했다. 이는 전달에 비해 신규 주택은 19곳, 기존 주택은 27곳 더 늘어난 것이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4대 1선 도시의 신규 주택(0.2%)과 기존 주택(0.7%) 가격은 모두 전달보다 올랐다. 각 성의 성도 등 2선 도시 역시 신규 주택(0.4%)과 기존 주택(0.1%) 가격이 전달보다 상승했다. 이 가운데 톈진, 닝보, 지난, 정저우, 우한, 쿤밍 등지의 신규 주택 가격은 전달보다 5% 이상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투기 단속 여파로 수십건의 채무불이행(디폴트)가 발생하고 주택 수요가 위축된 후 중국 당국은 20여개 도시에서 현금이 부족한 부동산 개발업체를 위한 재정 지원을 강화했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더 낮췄다.
부동산 경기 반등의 또 다른 징후는 부동산 개발업체의 2월 매출도 20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지난달 중국부동산정보공사(CRI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0대 부동산 개발업자의 신규 주택 판매 가치는 4616억위안(약 8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시장의 빠른 회복을 촉진하기보다는 연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정부는 부동산 부문의 '무제한' 확장을 방지하고 '양질'의 개발업체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주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컨트리가든(비구이위안)은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손실을 경고하며 다가오는 실적 시즌에 암울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JP모건 체이스에 따르면 홍콩에 상장된 16개 중국 부동산 회사가 지금까지 2022년 수익 감소를 표시했으며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나인덱스 천원징 리서치 부디렉터는 15일 "펀더멘털이 탄탄한 일부 인기 도시에서만 부동산 시장 개선이 나타나고 있어 여전히 제한적"이라면서 "전국적으로 전면 회복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