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통령실 고위급·장관 "무능" "실책" 평가에 교체 유력

총선 출마 20∼30명 예상 … 5월 이후 순차적 인사 이뤄질 듯

김재원 최고위원 실언 논란에 "제명" "징계" … 본인 또 사과

취임 1주년(5월 10일)을 앞둔 윤석열정부의 당정대(국민의힘·정부·대통령실)가 인적쇄신 소용돌이에 직면한 모습이다. △내년 4월 총선 출마 △업무수행 문책 등에 따른 교체 수요가 잔뜩 쌓여있는 것이다. 5월 G7정상회의(19∼21일) 이후부터 9월 정기국회 이전까지 순차적으로 내각과 대통령실에 대한 인적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정협력 강화, 이관섭-박대출 핫라인 | 윤석열 대통령이 당정 정책 소통강화를 강조한 가운데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왼쪽 두 번째부터)과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기획수석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대통령실은 29일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문책인사설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내달 한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외교안보라인이 실책을 저질렀고, 이에 대한 문책인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된 것. 대통령실은 28일 김성한 안보실장 경질설과 관련 "사실과 다르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외교안보라인 교체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미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주요 일정 보고를 누락한 건 '중대한 실책'이라는 인식이다. 만약 문책인사가 이뤄질 경우 시기와 관련해선 "방미가 코 앞인데…"(대통령실 관계자)라며 5월 이후를 점치는 관측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이 문제(일정 보고 누락)로 논란이 컸다"(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며 외교일정과 무관하게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대통령실과 내각 일부에 대해선 또다른 문책인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1년여간 업무를 맡겨보니 윤 대통령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참모들이 속속 눈에 들어왔다는 것. 일부 대통령실 고위급 인사와 부처 장관들이 문책 범위에 들어왔다는 관측이다. 또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 참모들과 장관들이 1년 정도 일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실력이 드러났고, 윤 대통령이 만족하지 못하는 일부 인원에 대해선 바꾸는 방향으로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내년 총선으로 인한 인적쇄신 수요도 만만찮다.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김오진 관리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 강 훈 국정홍보비서관, 전희경 정무1비서관 등은 총선 출마가 거론된다. 정부에서는 박 진 외교부장관, 원희룡 국토부장관, 권영세 통일부장관, 조승환 해수부장관, 박민식 보훈처장, 이복현 금감원장 등의 출마가 유력하다. 대통령실과 정부에서만 총선 출마자가 최소 20∼30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총선용 인사 폭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기현체제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안된 국민의힘도 문책 논란이 제기됐다. 3.8 전당대회에서 1등으로 당선된 김재원 최고위원이 '실언 논란'에 휩싸인 것. 김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방미 강연회에서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전 목사 주최 예배에서는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8일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하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민심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당연히 징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29일 SNS를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의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당에 부담을 드린 점에 깊히 반성하면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5.18 발언' 사과에 이은 두번째 사과다. 홍 대구시장은 29일 "당 대표가 카리스마가 없고 미지근한 자세로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당 운영을 하게 되면 당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며 김기현 대표를 겨냥해 김 최고위원에 대한 '조치'를 거듭 압박했다.

엄경용 이재걸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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