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및 천연가스 위험성 간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보고서

기후변화 악화의 원인으로 화석연료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손해보험사의 화석연료 정책은 석탄에만 집중돼 있으며 '석유 및 천연가스'의 위험성은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8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낸 'Insuring Our Future Korea Scorecard 2022'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 말 기준 국내 손보사 9곳의 석탄 지분투자액은 1880억원에 불과한 데 비해 석유 및 천연가스 지분투자액은 1조4346억원으로 8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및 천연가스 지분투자 중에서는 천연가스 투자가 1조3078억원으로 91%를 차지했으며, 해외 천연가스 투자규모가 국내 대비 약 3배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손보사들이 석탄 투자에 대해서는 신규 언더라이팅(보험인수심사) 제한 및 투자 배제 정책을 취하고 있는 반면 석유 및 천연가스 언더라이팅·투자 제한 정책은 미비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규 석탄 언더라이팅 제한 정책에 대해서는 국내 손보사 9곳이 모두 시행하고 있으며, 석탄 투자 배제 정책은 7곳이 시행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석유 및 천연가스 언더라이팅·투자 제한 정책을 시행 중인 손보사는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보험사와 달리 글로벌 보험사의 화석연료 정책 흐름은 석탄에서 석유, 천연가스로 확대되고 있다. 2022 글로벌 스코어카드를 보면 글로벌 손보사 및 재보험사 30곳 중 25곳이 신규 석탄 언더라이팅 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석유 및 천연가스 언더라이팅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손보사는 19곳으로 2021년에 비해 8곳이 더 늘어났다.

투자 부문에서도 23곳의 손보사가 석탄 투자 배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2021년보다 7곳이 추가된 19곳의 손보사가 석유 및 천연가스 투자 배제 정책을 시행 중이다.

보고서는 "석유 및 천연가스는 석탄의 대체 에너지원이 아닌 비슷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라면서 "기후변화로 인해 좌초자산이 될 화석연료 자산에 대한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2019년부터 2022년 중반까지 국내 손보사의 화석연료 신규 투자 추이를 보면 탈석탄 선언 연도 이후 석탄 신규 투자가 줄어든 곳은 한화손보, 삼성화재, 흥국화재, KB손보, SGI서울보증 등 5곳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 탈석탄 선언을 한 현대해상과 코리안리를 제외한 나머지 2곳은 투자액이 감소하지 않았다.

롯데손보는 지분투자액 변동은 없으나 2022년 5800억원에 달하는 한국전력 회사채 신규 투자가 발생했다. DB손보는 2019년 탈석탄 선언 후 2020년 신규 투자액이 2000억원대로 감소했으나 2021년 다시 5000억원대로 증가했으며 그중 2900억원이 한국전력 회사채 투자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 말 기준 국내 손보사 9곳의 총 화석연료 금융지원 규모는 약 105조원이었다. 그 중 석탄 관련 부보잔액은 38.1조원, 투자잔액은 6.6조원이었으며 석유 및 천연가스 관련 부보잔액은 56.8조원, 투자잔액은 3.1조원으로 조사됐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석유 및 천연가스를 포함한 화석연료 자산의 출구 전략(단계적 축소)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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