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 윤석열 45% 찍은 20대, 지금은 22% 불과

여당, 청년 간담회 열고 당직자 뽑지만 효과 '미미'

여권 "여가부 폐지 공약 불발이 결정타" 대책 고민

"떠나간 20대여 돌아오라."

여권이 20대 지지에 목말라 하고 있다. 지난해 3.9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20대에서 45.5%(방송 3사 출구조사 기준)를 얻었다.

역대 보수후보들에 비해 기적적인 성적으로 꼽혔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20대에서 33.7%를 얻는데 그쳤다.

20·30대와 60대 이상을 여권지지층으로 묶어서 야권 지지세가 강한 40·50대를 포위한다는 소위 '세대포위론'이 통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대선에서 윤 후보를 찍었던 20대가 1년새 하나둘 등돌리면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22%(5월 23∼25일 조사,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까지 추락했다. 세대별로 봐도 꼴찌다. 반여 성향이 강한 40대보다도 국정지지도가 낮다.

여권도 20대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국정지지도 반등이 어렵고, 내년 총선 승리도 요원하다는 고민에 봉착해 있다. 20대 표심을 겨냥한 다각도의 행보에 나선 배경이다.

때마침 '김남국 코인 의혹'이 터지면서 여권으로선 '반사이익'도 바라는 눈치다. 야권의 '위선'에 분노한 20대가 여권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당·정·대는 1일 '세계로 진출하는 K-콘텐츠와 청년들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연다. 20·30대 문화종사자 강민성(26·매니페스토디자인랩 근무) 한아름(34·영화 '나는 이충수가 아니다' 시나리오 집필) 전우혁(28·단편영화 '작은별' PD) 김세인(27·K-코믹스 아카데미 참여)씨와 함께 K-콘텐츠의 현황과 미래를 논의한다.

국회에 나온 김남국 의원 |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지난달 31일 오후 국회 의원 사무실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여당 지도부에서 젊은 편인 장예찬 청년최고위원과 김병민 최고위원이 함께한다. 문체부에서는 박보균 장관과 함께 청년보좌역과 청년사무관이 출동한다. 대통령실에서도 소장파로 꼽히는 우기송·김성용·여명 행정관이 머리를 맞댄다. 당·정·대의 젊은 브레인들이 20·30대 문화종사자들을 만나 K-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와 고충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청년 정책오디션 '청년 ON다'를 열어 청년들의 정책 제언을 들었다. 청년들로부터 직접 정책 아이디어를 듣겠다는 취지다. 187명이 지원한 이번 오디션에서 국민의힘은 우수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이들을 당 정책위 청년부의장(1명)과 정책조정위 청년부위원장(6명)으로 뽑았다. 김기현 대표는 "국민의힘은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20대의 반응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20대의 윤 대통령 지지도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여권에서는 20대 이탈의 결정적 원인이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 공약'에 있다고 해석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여가부 폐지를 공약했다. 이 공약은 20대 남성층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 출구조사를 보면 20대 남성은 윤 후보에게 58.7%란 폭발적 지지를 보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여가부 폐지 공약은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거야의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20대 지지를 회복하려면 당초 20대 지지를 끌어냈던 여가부 폐지 공약을 이행하거나 최소한 폐지에 준하는 상징적 조치가 이뤄져야한다"며 "이게 안되면 아무리 청년정책을 쏟아내도 백약이 무효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여권은 내년 총선 전에 '여가부 폐지' 또는 폐지에 준하는 움직임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여가부 폐지에 반대하는 야권과 여성계, 시민사회의 반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선에서 20대 여성의 윤 후보 지지율은 33.8%에 그쳤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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