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청년층 정치 외면현상 확산"

"7만명 전화, 20대 4명 답 얻었다"

정치 혐오가 확산되면서 정치 여론조사 응답률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30세대 청년층의 응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향후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1일 여론조사와 분석회사인 리서치뷰의 안일원 대표는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요즘 무선 ARS(자동응답전화) 응답률이 1~2%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응답률이 이렇게 떨어지는 것은 정치 무관심, 정치 혐오가 극단적으로 확산돼 역대급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는 자동응답전화에 의한 여론조사라도 응답률이 4~5%, 많게는 8%대로 나온다"고도 했다. 응답률은 여론조사 전화를 받은 유권자 중에서 끝까지 질문에 참여한 비율을 말한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100% 무선ARS 방식으로 지난달 20일 이후에 실시한 전국단위 여론조사는 모두 7건이었고 평균 응답률은 2.7%였다. 이중 뉴시스(의뢰)-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실시)(1.4%)와 cbs-알앤서치(1.7%)의 응답률은 1%대였다. 여론조사 꽃(2.6%),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2.8%)는 2%대였다. 데일리안-여론조사 공정(3.0%),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3.0%) 조사 응답률이 겨우 3%를 지켜냈다. 리서치뷰 조사의 응답률은 4.2%였다.

정당 비호감도가 '위험 수준'에 올라와 있다. 원내 정당 비호감도가 모두 50%를 넘어섰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3~25일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비호감(호감이 가지 않는다) 비율이 60%, 58%, 67%였다.

안 대표는 "최근 출마예정자들의 의뢰를 받아 여론조사를 하려고 수만건의 자동응답전화를 10번 정도 계속 돌려도 500개 답변 샘플을 얻기도 어렵다"고 했다.

청년층의 정치혐오가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2030세대 청년층들의 정치 무관심, 정치 혐오가 강해진 모습"이라며 "7만 명에게 모두 자동응답 여론조사를 돌리면 보통 50명의 20대 응답자를 찾을 수 있었는데 이번(5월 정기조사, 29~31일)엔 4명의 답변만 얻었다"고 했다. "2030세대 응답자를 찾지 못해 결국 가중치를 두는 식으로 메우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에도 20대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낮긴 했지만 이게 30대까지 이어지고 응답률 자체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20대뿐만 아니라 30대에서도 인구비율에 맞춘 응답자를 대거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 봉착했다는 얘기다.

"정치혐오, 내년 총선투표율 떨어뜨리나" 로 이어짐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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