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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시진핑 못 만나고 행정시스템은 먹통" 내우외환 집중타

민주당, 잦은 해외 순방에 예산 집행 과다·성과 부진 질타

물가·금리↑, 빈대·럼피스킨에 행정시스템 오류까지 '민생고'

대통령실 "54억달러 투자유치 … 사고 났지만 이른 복구" 자찬

등록 : 2023-11-20 11:12:36

윤석열 대통령이 내치와 외치 모두 강도 높은 비판 여론에 몰렸다. 잦은 해외 순방에도 성과가 부진하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 중엔 중국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지 못하는 등 외교 전략에서의 허점을 노출시킨 게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행정서비스 먹통이 사흘간 이어졌고 초반에는 원인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점 등이 집중 타격 대상이다. 이는 윤 대통령의 해외 출장 비용의 과다지출과 현 정부 들어 논란이 됐던 각종 전자시스템의 부실한 관리·운영으로 연결되며 비판 수위가 올라가는 분위기다.

19일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미중 정상회담과 중일 정상회담이 개최됐지만 한중 정상회담은 불발됐다"며 "'안' 만난 것이 아니라, '못' 만난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정부가 자초한 고립외교로 한중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며 "일본에 대한 '호구 외교'도 모자라 중국에 대한 '국익 파괴외교'를 국민께서 언제까지 봐야하냐"고 했다.

◆1년반동안 16번의 순방 = 문재인정부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윤 대통령이 올해 순방예산으로 666억원을 썼다는 점을 제시하며 "코로나 직전인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예산 234억원의 2배 반 가까이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을 많이 써도 좋다. 많이 나가도 좋다"면서 "그런데 구체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잦은 해외 순방'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10일 취임 이후 19개월 동안 16번의 순방을 단행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기본적으로 2박 3일간 행사 일정이 매우 촘촘했다"며 "(한중) 양자 회담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머지않은 시점에 한중 외교장관이 만날 예정이기 때문에 한중 간 풀어야 할 현안들은 충분히 대화를 통해 소통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순방을 통해서 54억 달러라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거기에 순방 비용이 조금 든다고 해서 이런 투자 유치 활동을 멈추게 된다면 오히려 국가적 손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민원 서비스 먹통, 대비책 없었다" = 경제성장률 하락, 물가 상승으로 민생고가 확산되는 가운데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는 국민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다. 빈대, 소 럼피스킨 확산도 민심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18일 논평을 통해 "전입신고 확정일자,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 등 모든 민원 서비스가 중단되며 국민들께 큰 불편과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현장에서는 수기 처리라도 해달라는 민원조차 대응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사태를 대비한 아무런 준비가 없었다는 것"이리고 했다.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인 '새올'에 이어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 서비스가 지난 17일부터 전면 중단돼 공공기관의 민원서류 발급행정이 멎춰 섰다. 행안부는 복구 인력을 투입해 18일 '정부24' 서비스를, 19일에는 '새올 시스템'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민주당은 "불과 5개월 전 개통 첫날부터 먹통이 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과 아직도 오류가 지속되는 차세대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소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않은 윤석열정부"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사고는 났지만, 정부가 신속하게 움직여 예상보다 이른 시일 내에 복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 불안과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다. 빈대는 박멸되지 못한 채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고 소 럼피스킨 확진사례는 지난 이날 오전까지 106건으로 늘어난 상태다. 생활물가는 고공행진 중이며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제상황, 민생상황, 민심이 현 정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국내 문제뿐만 아니라 외교에 대해서도 낙제점을 받고 있는 윤석열정부의 국정운영 문제를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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