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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플라시도 도밍고 마지막 내한공연 성황리 마무리]

세월도 앗아가지 못한 성량, 감동 무대 선사해

관객들과 '첫겨울 나눌래옷' 외투 기부에도 동참 …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 동포에 전달 예정

등록 : 2023-11-20 10:51:03

지난 11월 18일 플라시도 도밍고의 8번째 내한 공연이자 한국에서 열린 마지막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관객들 성원에 화답하는 공연 주최사 (주)강화의 곽은아 대표와 출연진들. 사진 이의종


고(故)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군림한 도밍고는 '현존하는 20세기 최고의 테너'로 꼽힌다. 82세 거장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한 '팬심'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 7000여석을 일찌감치 예매 완료 시켰다.

이번 공연에는 한국 음악의 레전드 윤복희씨가 함께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윤복희씨는 무대인사를 통해 "이번 공연에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기 위한 공연 취지에 도밍고 선생께서 공감해준데 대해 주최사와 도밍고 팬들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공연장에 마련된 '외투나눔' 부스에서 옷을 기부한 뒤 서명하고 있는 관객. 사진 이의종


특히 이번 공연이 특별했던 이유는 '나눔'을 모토로 한 행사가 함께 진행됐기 때문이다. 내일신문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밥일꿈이 주관하는 '첫겨울 나눌래옷' 캠페인의 취지에 적극 공감한 도밍고 측이 동참하기로 했다. 적잖은 관객들은 공연장 앞에 마련된 '외투나눔' 부스를 찾아 정성스레 담아온 외투를 기증했다. 기증자 명단에 서명한 관객들은 이구동성 "힘든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맞는데 힘을 보텐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공연 주최사 강화(주) 곽은아 총괄대표는 "도밍고의 한국 마지막 공연이 뜻 깊고 따뜻하게 마무리 돼 기쁘고 벅차다"며 소감을 표했다. 수거된 외투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정착해 있는 광주 고려인 마을에 기증 될 예정이다.

도밍고는 오페라 아리아를 비롯해 뮤지컬 넘버, 팝송까지 8곡을 관객에 선사했다. 1부에서는 지오르다노의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 중 '조국의 적', 앙브루아즈 오페라 '햄릿'의 '술잔을 들어 슬픔을 잊어보자', 베르디의 중기 3부작 가운데 하나이자 벨칸토 오페라의 정수를 담은 '일 트로바토레' 중 '들리느냐, 가혹한 눈물의 소리를'을 불렀다.

2부는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주제곡 'on the street where you live'와 1969년 발표된 뒤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팝송 'My Way'를 선곡했다. 'My Way'에는 한국 음악의 레전드 윤복희씨와 '팬텀싱어4' 준우승 팀 포르테나가 함께 해 화음의 깊이를 더했다. 이후 윤복희씨가 자신의 불후의 명곡 '여러분'을 열창하자 관객석에서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함께 공연을 꾸민 게스트인 소프라노 제니퍼 로우리와의 '케미'도 볼거리였다. 둘의 환상적 화음은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딸과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는 이영숙(71, 서울 송파구)씨는 "세월도 도밍고의 성량은 앗아가지 못한 거 같다. 감탄하며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곽 대표는 "국내외 음악인들이 함께하는 콜라보 무대를 이어가고자 내년에 도밍고가 이끄는 오페라 인재 발굴 오디션 '오페랄리아'개최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외투기부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뜻 깊은 후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현경 기자 · 김한나 리포터ybbnn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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