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일본 최대 시내면세점 롯데 도쿄긴자점 가보니]
엔저로 불어나는 관광객 … 도쿄 심장부서 고객 쓸어 담기
도심 긴자 명품거리 한가운데 위치
신동빈 회장 의지 반영한 시내면세점
"관광객 꼭 사는 품목만 모아 판매"
17일 방문한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은 중국인 한국인 관광객과 더불어 출국을 앞둔 일본인 고객으로 매장이 북적였다.

도쿄긴자점은 한국으로 치면 서울 강남 청담동과 유사한 명품거리로 불리는 도쿄 긴자거리 초입에 위치해 있다. 일본 도쿄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긴자거리는 매년 2000만명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도쿄긴자점은 도큐플라자 긴자빌딩 8~9층에 자리잡고 있는 일본 최대규모 종합시내면세점이다. 매장 규모는 텍스-프리 매장을 포함해 4396㎡(1337평) 규모다. 도쿄긴자점 9월 매출이 늘어나는 관광객 덕에 전년동기대비 85.4% 증가했다.
일본은 엔데믹이후 엔저 영향과 잘 조성된 관광인프라로 인해 관광객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달 발표한 상반기(1~6월) 방일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71만2000명으로 4년만에 1000만명을 넘었다. 롯데면세점 긴자점은 이같은 분위기를 활용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도쿄 최초 시내면세점 = 롯데면세점은 2014년 간사이공항점에 이어 2016년 도쿄긴자점을 개점했다.

도쿄긴자점이 개점하기 전까지 일본에서는 시내면세점 개념이 매우 생소했다.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 특허권은 일본에서 두번째로 취득한 시내면세점이자 도쿄지역 최초 시내면세점 특허였다.
도쿄긴자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도쿄 최대 중심가에 롯데면세점을 개점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돼 개점한 매장이다.
도쿄긴자점 특징은 일본 내 200개이상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삿포로 드럭스토어 '사츠도라(SATSUDORA)'를 입점시킨 것이다. 이 매장에서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개인관리용품 등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일본에 가면 관광객들이 꼭 들리는 유통매장 '돈키호테' 최고 인기상품만 선별해 판매하는 것도 도쿄긴자점만의 매력이다.
도쿄긴자점은 일본내에서도 구하기 힘든 고급 일본 위스키도 판매하고 있다.
서울 남대문에서 병당 20만원 가량 판매되는 인기 위스키 '히비키 하모니'는 도쿄긴자점에서 1만2000엔(한화 약 1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수출용 없이 일본내 면세 전용으로만 판매하는 제품들도 있다. 한달에 40병만 판매하는 야마자끼 한정판 위스키는 입고 즉시 판매가 완료된다.
이런 특색 때문에 도쿄긴자점을 방문하는 고객수는 계속 늘고 있다.
◆k-패션 홍보 최전방 = 최근 일본에서는 K패션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콘텐츠 열풍으로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제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일본에서 K패션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라쿠텐 플리마켓 앱 라쿠마가 2021년 1월 초 진행한 '어느 나라 패션이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나'라는 설문조사(10대 이상 여성 3896명, 남성 1228명 참여)에서 일본 여성이 1위로 꼽은 나라는 한국이었다.
롯데면세점은 이런 맥락에서 6월 도쿄긴자점에 서울패션위크 전용관을 열었다. 서울패션위크 매장은 5월 롯데면세점과 서울시가 전도유망한 K-브랜드를 발굴하고 해외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계기로 추진된 사안이다.
서울시는 입점 브랜드 선정과 관리, 브랜드 홍보 등을 맡았다.
롯데면세점은 전용관 공간 제공과 매장운영 판매관리 등을 돕는다.
롯데면세점은 2000년대 중반부터 K뷰티 브랜드 글로벌 진출을 도우며 인지도 제고에 기여한 바 있다. 이번에는 K뷰티에 이어 도쿄긴자점을 발판삼아 K패션을 일본에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도쿄긴자점에 마련된 서울패션위크 전용관에서 총 5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었다. 춘계서울패션위크에서 바이어가 주목한 '다시 보고 싶은 패션쇼 TOP5'에 선정된 얼킨(ULKIN)과 비엘알블러(BLR BLUER) 아조바이아조(AJOBYAJO)가 우선 입점했다. 또 추계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홀리넘버세븐(HOLY NUMBER 7)과 피플오브더월드(PEOPLE OF THE WORLD)도 추가 입점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최대 패션플랫폼 '무신사'와 도쿄긴자점 입점을 큰 틀에서 합의하고 구체적인 입점규모와 시기 등을 논의하고 있다.
◆마케팅 강화 = 롯데면세점은 방일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 구독자 약 75만명 인기 유튜버 '다나카'와 도쿄긴자점 홍보 콘텐츠를 제작해 방영했다.
영상은 다나카 콘텐츠가 공개되는 '나몰라패밀리 핫쇼'에 업로드 되어 조회 수 23만회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또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에서는 7~8월 롯데면세점 모델 에스파 도쿄 콘서트 연계 이벤트를 진행했다. 9월에는 입점객을 대상으로 롯데면세점 모델 이준호 단독 굿즈를 증정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은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증가함에 따라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제휴 혜택도 확대했다.
9월부터 T멤버십 고객에겐 최대 10%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롯데면세점 VIP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센카 세안제를 할인해 100엔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은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라운지 짐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규하 도쿄긴자점 점장은 "코로나19로 고객이 발길 뜸해져 큰 타격을 받았지만 엔데믹이후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도쿄긴자점은 기존 면세점 제품구성과 탈피해 일본에 오는 관광객이 꼭 사고 싶은 쇼핑품목만 모아 판매하는 특색있는 면세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일본) =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