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고물가에 쇼핑도 '중간실종']
모래시계형 양극화 소비 뚜렷
G마켓, 빅스마일데이 '플렉스형' 소비 68%↑ '자린고비형' 15%↑
등록 : 2023-11-21 11:33:19중간이 없다. 아주 싸거나 매우 비싼 제품만 잘 팔린다. 모래시계같은 양극단 소비 탓이다. 웬만하면 다 잘팔렸던 연말 쇼핑철 소비행태가 바낀 셈이다. 고금리 고물가 지속으로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21일 온라인 장터 G마켓이 '빅스마일데이' 일주일(11월6~12일)간 거래액을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결과 가전·명품 등 고액상품군 거래액이 6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e쿠폰·생필품 등 중저가 상품군도 15% 증가했다.
G마켓 측은 "지속하는 고물가 속에서 사회 양극화와 취향이 다변화하는 N극화가 심화하면서 쌀 때 쟁여두기용으로 대량 구입해두는 자린고비형 소비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주춤했던 플렉스(과시)형 소비가 돌아오며 두 소비행태가 공존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우선 이 기간 고가 상품군은 모두 잘나갔다. 가전제품 전체 거래액은 73%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억원대 매출을 기록 중인 로봇청소기를 포함한 '생활미용가전'은 121% 급증했다.
갑자기 찾아온 겨울날씨에 '계절가전' 거래액은 56% 증가했고 주방가전(50%)과 영상가전(24%)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또 모니터(136%) 음향기기(72%)를 비롯해 엔데믹 영향으로 여행·항공권은 2배 가까이(98%) 거래액이 늘었다. 시계 등 '명품잡화' 역시 1년새 48% 더 팔렸다. 고가 플렉스형 상품엔 지갑도 더 열었다. 가전 명품 여행 등 1인당 평균 구매객단가는 지난해보다 18% 증가했을 정도다. 지난해 가전이나 명품 소비에 평균 100만원을 썼다면 올해는 118만원을 쓴 셈이다. 이 기간 저렴한 가격대 자린고비형 상품도 고가상품만은 못해도 거래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싼 맛'에 미리 구비해두면 좋을 e쿠폰 거래액이 14% 증가했다. 문구용품(16%) 바디·헤어용품(14%) 생필품(13%) 커피·음료(11%) 가공식품(6%) 모두 거래액이 늘었다. 통조림·캔(30%) 세제(14%) 물티슈(20%) 등 쟁여두기용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최근 빈대 출몰 탓에 살충제(130%) 거래액은 2배 넘게 급증했다.
G마켓 관계자는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알뜰한 자리고비형 소비가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반대로 '탕진잼' '플렉스' 등 고가 제품에 지갑을 여는 큰 손 고객도 증가하는 소비 양극화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SG닷컴은 쓱데이(신세계이마트그룹 계열사 할인판매)기간 명품·뷰티·가전 등 고가상품 덕에 매출목표를 121%나 달성했다.
이 기간 이마트 매출도 지난 행사기간 대비 22% 늘었다. 대형가전 매출이 25% 증가했고 장바구니 부담을 줄여준 반값 할인행사 덕에 가공식품 매출도 40% 늘었다. 역시 고가·가성비 상품으로만 몰린 결과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