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 등 부채비율 급등

거의 상각형, 부채성격 강해

"['무늬만 영구채' 신종자본증권, 부채로 변경되면] 발행기업 부채비율 '급증'" 에서 이어짐

국내에서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외형상 만기는 30년 이상이다. 하지만 상당수가 발행사에 조기상환 옵션(3~5년)을 부여하고 있다. 발행사가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을 갖고 있지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가 가산된다. 사실상 발행사의 조기상환을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서 영구채 조기상환이 잇따랐고 앞으로 조기상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서 제안한 부채와 자본 분류 원칙 하에서는 영구채가 금액 특성 기준으로 원금과 이자가 모두 확정된 금액이므로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채로 확정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자기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됨으로써 발행기업들의 부채비율, 레버리지배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바젤 III 자본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국내 은행 및 은행지주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는 조건부자본증권의 발행금액이 기타기본자본으로 인정되려면 바젤 규정 및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2에 따라 보통주자본비율 5.125%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상각 또는 자본전환되는 조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따라서 현재까지 부실금융기관 지정 시 상각되는 조건으로 발행되어 온 신종자본증권(조건부자본)이 부채로 분류될 경우에는 바젤 규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기타기본자본으로 인정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때문에 한국기업평가는 신종자본증권이 자기자본에서 부채로 전환될 경우 금융사 평균 부채비율 상승폭이 88.0%p에 이른다고 밝혔다.

은행 중에선 우리은행이 285%p로 상승폭이 가장 컸고, 대구은행 192.7%p, 제주은행 185%p, 중소기업은행 182.1%p 순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는 흥국생명 708.4%p, KDB생명 667.3%p, 푸본현대생명 418.2% 등으로 확인됐다. 그 외 메리츠종금증권 174.4%p, KTB투자증권 142.2%p, 현대커머셜 525.4%p, KB캐피탈 410.0%p의 부채비율 상승이 예상됐다.

다만 한국기업평가는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IASB가 제안한 분류 원칙에 따르면 부채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회계기준원이 제안한 원칙에 따르면 기존대로 자기자본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며 "실제 부채와 자본 분류 원칙이 확정되어 공표되기까지 최소 3~4년의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반영되는 시점도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