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10억→130억달러 규모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을 뜻하는 'DeFi'(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 이하 디파이) 시장이 올 한해 10배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2일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0에서 메이커 재단의 구스타프 아렌토프트 유럽 사업본부 대표는 "지난 2월 디파이 시장 규모가 10억달러를 돌파했고 10월말 경 130억달러를 기록해 2020년 한해 동안 15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작 단계에 있는 디파이 시장이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며 내년에는 250억~300억달러 정도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일 유튜브를 통해 개최된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0 3일차 프로그램에서 'DeFi의 가치와 향후 전망'을 주제로 DXM의 유주용 최고전략책임자가 발표하고 있다.


국내 첫 디파이 서비스 트리니토를 선보인 DXM의 유주용 최고전략책임자는 디파이 시장 규모와 관련해 "디파이를 대변하는 자산들의 시가총액은 11월 4일 기준으로 약 124억달러로 전체 디지털 자산 시가총액인 4088억달러의 3%에 조금 못 미친다"면서 "원화로 환산하면 약 14조원인데 국내 상장 기업과 비교하면 시총 기준 20위인 LG전자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디파이 시장은 아직은 작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고, 엄밀히 말하면 전체 디파이 시장에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프로젝트들은 생긴 지 2~3년이 채 안됐다"면서도 "하지만 확실한 것은 디파이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기존 금융산업에서 제공하던 것들이 활용되고 있으며 더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디파이는 중앙기관의 통제 없이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면 블록체인 기술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디파이 서비스와 관련해 유주용 최고전략책임자는 "현재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입장에서 디파이를 활용한 디지털 자산거래, 예치, 담보 대차, 파생상품을 활용한 헷징 등 실제 금융이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디파이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는 스테이킹 서비스(예금 예치를 통한 이자수익 창출)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 등 때문"이라면서 "국내에서 그러한 서비스를 기술적으로 구현하지 못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해외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들을 향후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렌토프트 대표는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경제적 위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경제적 위임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돈을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화된 기관이 아닌 프로토콜이 제공하는 서비스, 그리고 실제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커뮤니티가 직접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는 역사상 최초"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유사한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한 핀테크 산업을 보면 다양한 혁신적인 기업들이 전통적인 금융 분야에 들어가서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면서 "디파이도 비슷한 절차를 밟아 핀테크 및 전통적인 금융과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렌토프트 대표는 "결국 디파이는 기존 핀테크 회사에서 출시하는 핀테크 상품의 일부가 되고 잠재적으로 은행에서 제공하는 상품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가별 디파이 시장의 특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탈중앙화와 그 중요성에 더 많은 중심을 두는 특징을 갖고 있고 미국은 확실히 금융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나 중국 등 특정 국가에 특화된 디파이 상품들이 많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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