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동굴·컬링경기장

강원 고원지대·냉풍욕장도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이색 피서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다 산 계곡 등 유명한 휴양지로 피서를 떠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색다른 피서를 즐기거나 가까운 도심에서 무더위를 피하기에 제격인 곳들이 주목받고 있다.

광명동굴 내 웜홀광장. 사진 광명시 제공

5일 경기 광명시에 따르면 연일 35도에 가까운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광명동굴’이 인파로 넘쳐나고 있다. 주말인 3~4일 이틀간 광명동굴을 찾은 관람객은 2만6737명, 유료입장이 시작된 후 누적 방문객은 802만8872명(2015년~2024년 7월말 기준)에 달한다. 밖은 30도가 넘지만 동굴 안은 연평균 섭씨 12도 수준. 동굴 한쪽엔 시원한 폭포가 흐르고 동굴 안 ‘예술의 전당’에선 음악공연도 즐길 수 있다. 라스코 전시관에선 연말까지 공룡탐험전이 열리고 있다. 4일 가족과 함께 광명동굴을 찾은 박 모(50·부천)씨는 “자연 바람인데 에어컨보다 더 시원하다”며 “오래 있으니까 외투를 입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수도권 주민들에게 접근성이 좋다보니 평일은 7000~8000명, 주말은 1만명이 넘게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시 컬링경기장에선 일반인도 빙상스포츠인 ‘컬링’과 함께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의정부시 녹양동에 위치한 이곳은 스톤의 움직임을 고려해 빙판온도 4~5도, 내부 적정온도는 8~10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겨울외투를 준비해야 한다. 인터넷 예약을 통해 초보자나 동호인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주중과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고 일요일은 휴관한다.

인근 고양시 어울림누리의 얼음마루 빙상장도 이색 피서지로 주목받고 있다. 고양시는 8월까지 얼음마루 빙상장의 관람석을 무료로 개방해 무더위 쉼터로 운영한다. 운영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음식물과 주류 반입은 금지된다. 스케이트를 타려면 입장료와 대여료를 지불하면 된다.

강원도 고랭지대도 이색 피서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해발 832m의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 주차장은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이자 캠핑지로 꼽힌다. 대관령 휴게소는 최저기온이 평균 20도 안팎을 기록할 만큼 서늘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캠핑카 100여대와 승합차, 미니버스 등으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고원도시 태백도 마찬가지. 태백 매봉산은 해발 1303m 정상부터 1100m 8부 능선까지가 고랭지 배추밭이다. 한여름에도 시원한 가을바람으로 유명한 이색피서지 ‘바람의 언덕’은 매년 여름 폭염에 지친 도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충남 보령 ‘냉풍욕장’ 내부 모습. 사진 보령시 제공

충남 보령시의 ‘냉풍욕장’도 이색 피서지다. 지난 6월 28일 개장한 냉풍욕장은 지하 수백미터까지 이어진 탄광 갱도에서 나오는 찬 공기가 더운 공기를 밀고 나오면서 바람이 발생하는 대류현상을 이용한 시설이다. 내부는 연중 10~15℃를 유지한다. 관광객들은 200m에 달하는 모의갱도를 거닐며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냉풍욕장은 오는 18일까지 운영하며 바로 옆 직판장에선 폐광에서 나오는 찬바람을 이용해 재배한 양송이버섯 등 농특산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전남 광양시의 이색 문화공간 ‘광양와인동굴’에서도 색다른 피서를 즐길 수 있다. 폐쇄된 화물운송용 터널을 이용해 만든 ‘광양와인동굴’은 한여름에도 17~18℃의 서늘한 기온을 유지한다.

동굴 입구와 내부 곳곳에 조성된 ‘트릭아트존(입체 그림)’, 조명과 영상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한 ‘디이어파사드’ 등을 관람하고 세계 각국의 포두주도 구매할 수 있다. 와인족욕 매실원액으로 와인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도 마련돼 있다.

곽태영 기자 전국종합 tykwak@naeil.com

곽태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