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경사진 모래주머니 등 엄폐물에 대해 거리측정 불가 판정

방사청 "소형·경량화 때문 … 2015년 블록-Ⅱ 개발 때 반영하겠다"

K11 복합소총(사진)이 화기 부분과 사격통제장치가 문제된데 이어 이번에는 감사원이 아예 무기체계의 개념부터 잘못 설정됐다고 지적, 전력화 재개 여부가 기로에 섰다. 타이어나 경사진 모래주머니에 대해 거리측정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사원과 방사청에 따르면 숨어있는 적을 제압해야 하는 K11 복합소총은 군복에 대한 측정은 가능하지만 적이 엄폐물을 타이어나 경사진 모래주머니로 구축하면 레이저 거리 측정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지난 3월 24일 감사위원회를 열고 K11 복합소총에 대한 지난해 12월 감사결과를 승인한 뒤, 지난 5일경 방사청에 "레이저 거리측정과 공중폭발탄의 위력에 문제가 있다"며 사업을 재검토하라고 통고했다.

방사청이 군복과 타이어, 모래주머니를 500m 전방에 똑바로 세워놓고 K11 복합소총의 사격통제장치로 거리측정을 한 결과, 군복과 모래주머니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거리측정이 됐으나 타이어의 경우 전혀 거리측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군복과 타이어, 모래주머니를 45도로 경사지게 세워놓고 똑같은 시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군복은 거리측정이 됐지만 타이어와 모래주머니는 측정이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개인화기이기 때문에 소형 경량화 했으며, 군복 표적 기준으로 개발했다"면서 "검은 색의 타이어나 경사진 모래주머니까지 거리측정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중량과 부피가 증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만약 그런 기능까지 필요하다면 2015년 이후 성능이 향상된 블록-Ⅱ를 만들 때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또 감사원은 K11 복합소총의 20mm 공중폭발탄 위력이 기준치에 못미친다고 방사청에 통고했다. K11 복합소총은 현재 분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K-201 유탄발사기의 40mm탄과 유효파편수가 동등한 수준(438개)이 돼야 한다고 소요군이 요구했다.

그러나 국방과학연구소가 제시한 개발시험평가를 보면 파편 분산밀도에 따른 유효파편수가 K11 복합소총의 공중폭발탄은 40mm탄의 72% 수준인 317개에 머무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도 공중폭발탄 위력에 대해 방사청이 합격 판정을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25일 "감사원 통고를 받은 이후, 이달 19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20mm탄의 위력에 대한 시험결과에서는 기준에 충족되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유효파편수가 몇개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방사청은 화기부분에 이어 사격통제장치에 장애가 추가로 발생하자 기술검토위원회를 열고 오는 6월까지 내충격 강화구조로 기술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기술변경 결과에 대한 입증을 실시하고 야전에서 검증한 뒤 11월쯤 전력화를 재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감사원이 개념설정 자체가 문제라는 새로운 차원의 문제를 제기해 방사청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공중폭발탄의 위력은 최근 시험평가를 다시 실시해 기준을 충족했다지만, 사격통제장치의 레이저 거리측정은 현재 단계에서 시정이 불가능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K11 복합소총은 소형·경량의 전자동 사격통제장치 장착으로 주야간 정밀사격이 가능하고, 5.56mm 보통탄과 20mm 공중폭발탄을 선택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 국방부는 분대당 2정씩 전력화할 계획이었으나 1정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장기 기자 hjk30@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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