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언제나 먹을 수 있지만 겨울이면 더 맛있는 간식이 호떡이다. 쫄깃한 반죽 안에 달콤한 설탕과 계피가루까지 넣어 기름에 구워 먹으면 발을 동동 구르게 하던 겨울 추위도 마법처럼 사라지곤 한다. 최근 유행하는 이색 호떡부터 입천장 데일까 조심스러운 꿀 호떡 까지 우리 동네 호떡 맛집들을 소개한다.

일산동 할매찹쌀호떡
할머니가 만들어 주는 담백한 호떡



일산서구 보건소 인근에 위치한 할매찹쌀호떡은 양재희 씨가 꾸려가는 곳이다. 포장마차에서 시작해 상가로 입점하기까지 20여년 세월동안 호떡을 구워 일대에는 호떡 하면 유명한 맛 집으로 꼽힌다. 가격도 700원으로 저렴한데다 옥수수 떡볶이 어묵 순대 같은 간식 메뉴도 많아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자신을 20년 단골이라고 소개한 윤복선 씨는 아주머니가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정이 넘치는 공간이다. 호떡이 맛있어서 며칠 전부터 먹고 싶던 참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할매찹쌀호떡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데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는다.
문의 031-976-5305



호떡 할머니 양재희 씨

아이들 대학 졸업하고 취업 다 시킨 다음에 호떡 장사를 시작 했어요. 남들은 내가 벌어서 애들 학교 보냈다고 하는데 그러면 우리 애들 아빠가 섭섭하지. 호떡은 여름에도 해요. 밖에서 할 때는 더워서 못했지만 지금은 시설이 갖춰져 있으니까. 이름에 할매찹쌀호떡이라고 써 있는데 안할 수 있나. 맛 좋은 비결은 반죽이에요. 좋은 재료를 넣어 배합을 잘 하는 게 최고죠.



우리는 호떡집 단골김현이·김준현 자매
아이 임신했을 때 뱃속에서부터 호떡 먹으러 다닌 단골이에요. 할머니 호떡은 반죽도 잘 돼 있고 특히 꿀이 중앙에 잘 퍼져 있어서 맛있어요. 얼마 전 마트에서 호떡을 사 먹었는데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었어요. 그럴 땐 할머니 생각나죠. (김현이 씨)
미국에서 5년 살다가 왔는데 이사하자마자 할머니네 호떡 먹으러 왔어요. 아이 키우는 엄마들한테 인기 만점이에요. 재료가 오후 4,5시면 떨어지니까 일찍 와야 돼요. (김준현 씨)


원마운트 소담호떡
관광객도 즐겨 먹는 씨앗·잡채 호떡



소담호떡을 알게 된 후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엄마냐 아빠냐에 이은 고민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잡채호떡이냐 씨앗호떡이냐 하는 것이다. 잡채호떡에는 주먹 한 덩이는 족히 될 분량의 잡채가 들어간다. 반죽 안에 잡채를 넣으면 당면 넣은 빵이 아니냐고 묻는 이들도 있지만 단연코 아니다. 짭짜름하게 양념한 잡채에 기름에 튀긴 듯 구운 호떡, 겉에 바른 맛간장 까지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씨앗호떡은 넉넉하게 넣은 견과류와 설탕에 계피 향까지 어우러져 달콤한 맛이 그만이다. 매장에서 직접 만들기 때문에 더욱 만족스럽다.
원마운트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씨앗호떡과 잡채호떡. 멀리 관광지까지 가지 않아도 일산에서 맛볼 수 있는 이색 호떡이다. 소담호떡은 낮12시에 문을 열어 밤 9시까지 영업한다.

 
라페스타 옥수수호떡
옥수수를 넣어 바삭 쫄깃해요



일산에서 10, 호떡 장사로 일대에서는 가장 오래 됐다고 자부하는 호떡집이다. 강선마을 19단지 길 건너편에서 라페스타로 이어지는 먹자골목 입구에 있다. 라페스타 삼통치킨을 찾으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옥수수호떡은 옥수수 가루를 반죽에 넣어 색이 노랗고 맛은 고소하다. 다른 호떡집보다 기름이 넉넉해서 튀기듯 구워낸다.
겨울철이면 평소의 세 배가 팔린다는 옥수수 호떡. 초저녁을 제외하고는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릴 만큼 인기다.
옥수수호떡은 무더운 8월을 제외하고 연중 문을 연다. 6~7월에는 오후 7시에 문을 열고 9월부터 5월까지는 오후 5시에 시작해 밤 12시 안팎이면 문을 닫는다. 다른 메뉴 없이 오직 호떡만 구워서인지 주인장의 호떡 구워내는 솜씨가 수준급이다.


라페스타 치즈·단팥 호떡
모짜렐라 치즈와 달콤한 단팥이 호떡 안에 쏙



라페스타 E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꿀호떡, 팥호떡, 치즈호떡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팥호떡은 단팥을 듬뿍 넣어 튀겨내 달콤하면서 기름진 맛으로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붕어빵도 단팥빵도 아닌 호떡 안에 들어간 단팥의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다른 호떡에 비해 치즈 호떡은 두툼하다. 치즈호떡은 반죽 안에 피자소스와 모짜렐라 치즈를 넣은 점이 독특하다. 치즈호떡은 포장해가기보다 즉석에서 먹는 것을 권하는데 뜨끈하게 익은 반죽 안에서 잘 녹은 치즈가 쭉 늘어나는 맛과 재미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호떡은 10월 초부터 4월까지 판매하는데 오후 3시경 시작해 오후 10~12시 사이에 판매가 끝난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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