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 전망에 대부분 뒷짐만

정계개편·여소야대도 이유

총선 3년 남아, 급할게 없어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현역의원들은 정신없이 바빴다. 유력주자들의 행사에 얼굴을 비치고 캠프에 이름을 올리느라 분주했다. 2007년 초 박근혜 후보가 주최한 토론회에는 한나라당 의원 31명이 얼굴을 내밀었다. 다음날 열린 이명박 후보 출판기념회에는 두배인 62명이 참석했다. 양측 캠프에도 앞다퉈 가입하면서 당 전체의원 128명 가운데 절반 넘는 의원이 선거 운동원을 자처했다. 상당수 의원이 캠프에 매달리는 바람에 국회와 당이 텅 비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강재섭 대표가 "(전부 캠프에 가면) 당은 누가 지키고 대선공약은 누가 개발하느냐"며 "(경선주자들은) 캠프에 상근하는 현역의원 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돌려보내기 바란다"고 말할 정도였다.

당시 캠프에 참여했던 한 전직의원은 21일 "대선 승리가 확실시되다 보니 의원들이 앞다퉈 캠프에 들어와서 후보에게 얼굴도장을 찍는 데 열을 올렸다"고 전했다.

10년 뒤인 2017년 3월. 대선 경선이 한창이지만 여의도에서 범보수권 의원들의 얼굴을 보기 힘들다.

한국당(93명)과 바른정당(33명) 의원만 126명에 달하지만 경선 캠프에 참여한 의원은 손에 꼽을 정도다. 후보들마다 여의도에 캠프를 차렸지만 의원들이 몰리지 않는 것이다. 국회나 당에 상주하는 당직자도 몇 안된다. 절반을 훨씬 넘는 의원들은 다들 손놓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당 당직자는 22일 "누가 후보가 되든 (본선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보니까 다들 대선을 강 건너 불 보듯 한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대선기획단과 정책개발단을 띄웠지만 의원들의 얼굴에서 열의를 찾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대선 코앞인데, 범보수 의원들 안 보인다2" 로 이어짐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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