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체감경기 5년 만에 최고

반도체·화학 주도, 고용은 '글쎄'

세계경제 회복과 함께 한국경제도 봄바람을 타고 있다. 지난달 생산과 투자 모두 호조세를 나타냈다. 국내 경기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바닥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제자리걸음이다. '수출발 경기회복'을 국민들이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생산과 설비투자가 모두 반등했다.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2% 증가했다. 지난해 11월(1.4%)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광공업은 금속가공, 1차금속 등에서 감소했지만 자동차, 전자부품 등에서 늘어 1.0%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생산증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운송장비가 늘어 전달보다 12.9%나 증가했다. 2013년 10월 14.9%를 기록한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중심으로 호조를 보였으며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다.

그러나 소비는 아직까지 보합권을 유지하는 형국이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 화장품 등 비내구재 등이 줄었다. 다만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늘어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약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3으로 집계됐다. 3월보다 4p 오른 수치이며,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째 상승세다. 2012년 5월(83)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세계경제 회복에 힘입어 생산과 설비투자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과 내수는 여전히 보합세"라면서 "경기회복 온기가 바닥까지 전달되기 위해서는 내수진작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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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구본홍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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