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왕순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 자문위원

한반도평화를 위한 대화의 골든타임이 시작되었다. 남북대화의 골든타임은 짧게는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하기 전인 1월이고, 길게는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8일까지다. 남북 당국은 이 골든타임을 최대한 살려나가야 한다. 1월에 당국자회담을 열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합의하고, 이후 지속적인 고위급 당국자회담을 가동해 평화 정착의 기회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서로 조건 없는 대화를 시작하길 바란다. '한반도비핵화'가 한반도평화의 궁극적인 방향이지만 지금은 대화의 조건이나 주제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회담 장소와 시간 등을 북한이 정하도록 배려하는 등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야당의 다양한 입장도 수렴해야

골든타임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유연한 대처와 더불어 미국의 적극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식이 매우 우려스럽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고 하자 그는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더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 내 버튼은 작동도 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김 위원장을 자극했다.

미국은 한반도평화 정착을 위해 남북대화를 적극 지지하고, 북미대화까지 갈 수 있도록 한미군사훈련 연기를 공식선언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것이 진정한 동맹국의 역할이다. 남북대화에 어깃장을 놓아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반미감정을 자극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남북대화의 골든타임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초당적 합의와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 남북대화와 관계개선이 당리당략이나 정쟁의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아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평화공세의 배경이나 저의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한반도평화 정착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은 여야를 초월해 정치권과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야당의 다양한 입장도 수렴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설득하고, 필요하다면 정치권이 합의하는 수준에서 남북관계를 추진하는 여유를 가질 필요도 있을 것이다.

여당도 한반도 대화의 분위기를 지방선거로 연결하려는 꼼수를 부릴 생각을 버리기 바란다. 여당 대표의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적극적인 대화 노력과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절실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한 것은 적절치 않다. 북한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야당의 협력을 가로막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여권은 남북대화의 과정이 정부의 독주나 여당의 당리당략으로 갈 경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없는 점을 잘 알 것이다. 여권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그 어떠한 정치적 이해보다 우선순위로 두었으면 좋겠다.

남북단일팀 구성, 도쿄·베이징동계올림픽 참가하자

보수야당도 당리당략 차원에서 남북대화의 판을 흠집 내려는 구태의연한 모습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보수야당 입장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과 미국을 격리시켜 한미동맹을 흔들고, 제재를 피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대화의 단절로 인해 우리가 입은 안보적 피해를 생각한다면 믿음이 안 가더라도 대화를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북한을 유도하고 이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주변국과 정치권, 국민이 협력해 남북대화의 골든타임을 살려 평창올림픽을 세계인의 평화축제로 성공시키고 동북아시아 평화축전의 시작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계기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가하고, 이 과정에서 한반도평화를 넘어 동북아평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백왕순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