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음식 전문점 ‘청자골’

대부분의 업소들이 1년을 못 버티고 간판을 바꿔 다는 요즘. 10여 년을 변함없이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남도음식 전문점이 있다. 육사시미와 암소고기가 유명한 이곳에서는 전남 강진에서 아침에 도축한 한우를 오후 4시쯤이면 맛볼 수 있다. 청정 한우의 신선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 ‘청자골’을 찾아가봤다.



맛과 청결을 강조하는 한우 맛집
선릉역 1번 출구로 나와 동부빌딩 뒤쪽으로 돌아가면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한 골목상권이 펼쳐진다. 그 골목 중간쯤에 ‘청자골’이란 간판이 보인다. 의자와 테이블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돼 있어 깔끔함이 물씬 풍긴다. 이는 음식 맛뿐 아니라 청결을 강조하는 이곳 김대현 오너셰프의 철저한 직업정신 때문이다.
안쪽에는 12인용과 20인용 등 모임하기에 좋은 단독 룸이 배치돼 있다. 특히 벽면을 가득 메운 술병과 강진 다산요가 눈길을 끈다. 김 대표의 고향인 전남 강진은 고려청자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강진청자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청자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강진은 온화한 기후와 풍부한 점토로 인해 고려시대 500년 동안 청자문화를 꽃피운 본산지. 아직도 수많은 가마터가 산재해 있고 한국의 국보와 보물급 청자 80%가 강진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쫄깃한 육질과 담백한 풍미 ‘육사시미’
이런 이유로 ‘청자골’이란 상호가 탄생했으며 이곳의 식기 또한 모두 청자를 사용하고 있다. 또 각양각색의 술병에 담긴 술들은 이곳의 김 대표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직접 산에서 캔 약초나 뿌리들로 담근 것이라고 한다. ‘청자골’의 대표 메뉴인 ‘육사시미(小 30,000원, 大 55,000원)’는 쫄깃한 육질과 담백한 풍미를 자랑한다. 예쁜 마블링에 선홍색의 선명한 육질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김 대표는 “동생이 직접 운영하는 강진의 농장을 찾아가 그날 도축한 한우만을 골라 손님상에 올린다. 한우 육사시미는 어지간히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는 제 맛을 내기 어렵고 겨우 만들어내더라도 손님들 입맛을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며 양이 충분치 않아 일정량이 소진되면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육회, 꽃등심, 갈비살, 안심, 차돌박이, 모둠구이, 특수부위 등의 육류와 따끈한 전골 류를 맛볼 수 있다.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전라도식 밑반찬
한우와 더불어 유명세를 탄 것은 전라도식의 맛깔스러운 밑반찬이다. 열무김치, 갓김치, 파김치 등 김치 류와 궁채, 삼채, 초석잠 등의 장아찌, 그리고 김치소가 듬뿍 들어간 메밀전병 등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들어가 있다. 김 대표는 일주일에 두세 번 가락시장에 나가 식자재를 구입하고 또 해마다 김장철이면 2,000포기 이상의 김치를 담근다고 한다.
점심특선 메뉴(8,000원부터) 역시 알차게 구성돼 있다. 강진명품 토하젓비빔밥, 차돌된장찌개, 한우 옛날불고기, 매운 갈비찜, 묵은지 김치찌개, 내장탕, 전복갈비탕, 매생이탕 등인데 그중에서도 김치찌개와 토하젓비빔밥이 단연 인기다. 버섯, 호박, 새싹, 콩나물 등 각종 야채에 토하젓을 넣어 쓱쓱 비벼먹는 ‘토하젓비빔밥’은 깔끔하면서도 감칠맛이 나 입맛을 한층 돋워준다. 아울러 차돌박이, 키조개 관자, 표고버섯의 조합인 ‘차돌삼합’도 많이 찾는 인기 메뉴. 또한 이곳에서는 당일 직송된 한우와 토하젓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위치:   강남구 역삼로77길 17(대치4동 901-71) 경희빌딩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명절 당일 휴무
주차: 대리주차 가능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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