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자료집

국립중앙박물관은 '19세기말~20세기초 서양인이 본 한국'(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역사자료총서 17)을 발간했다. 이 자료집은 19세기 말~20세기 초 영국, 미국, 프랑스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신문과 잡지의 한국 관련 기사 75건을 선정해 원문과 번역문을 함께 수록한 것이다. 서양세계에 문호를 개방한 이후 한국을 처음 찾은 서양인들이 한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소개했는지 알 수 있다.  

자료집에 수록된 기사 75건은 더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 하퍼스 위클리, 르 프티 파리지엥 등 영국, 미국, 프랑스의 신문과 잡지 14종에서 뽑아 병인양요, 신미양요, 갑신정변, 청일전쟁, 을미사변, 러일전쟁, 고종과 그의 폐위, 군대해산, 의병항쟁 등 당시의 주요 사건을 소주제로 분류해 편집한 것이다.

1890년 신정왕후의 국상에 조문 온 중국 사신들을 맞이할 때 벌어진 중국과 조선의 외교적 신경전, 1904년 일본이 한국 침략을 목적으로 부설하던 철도 공사를 방해했다는 명목으로 총살당한 의병 관련 사진과 삽화 등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다.

서양인들은 흰 옷과 한복, 담뱃대, 갓, 초가집, 온돌 등 한국인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매우 이국적으로 바라봤다. 5000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의 고유한 문화라 인정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우수한 것으로, 한국의 문화는 미개한 것으로 상정하는 문명론적 시각으로 바라봤다. 특히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리라고 예견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본의 침략을 방조했을 뿐 아니라 그 편이 미개한 한국을 위해서 좋다고까지 말했다.   

자료집에는 이미지들도 소개돼 있다. 19세기말~20세기 초는 신문에 수록된 이미지가 그림에서 사진으로 넘어가는 시기였으며 흑백 사진을 바탕으로 보다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천연색 삽화를 만들기도 했다.

자료집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http://www.museum.go.kr)의 학술→역사학→연구보고서에서 PDF 형태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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