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급등으로 지수왜곡 … 제외 시 700선

제약·바이오 의존도 높아 … 과열·거품론 커져

코스닥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900선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코스닥 상승분의 대부분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에 의한 것으로 지수 왜곡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3사를 제외할 경우 코스닥 지수는 아직 700선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상장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할 경우 코스닥 지수의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 40p 넘게 하락시킬 요인 =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35p(0.15%)오른 892.96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5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13% 오른 891.61로 마감했다. 15년 만의 최고치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 상승세는 대장주인 셀트리온 3개사가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셀트리온 3개사의 기여수익률을 제외할 경우 코스닥 지수는 0.35% 정도 떨어졌다. 셀트리온 3사가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월 9.5%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15.6%로 높아진 데 이어 21.4%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총액 42조원을 넘어선 셀트리온은 국내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셀트리온 3개사가 유가증권 시장의 '삼성전자'처럼 코스닥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2일 코스닥지수는 2.41% 올랐는 데 셀트리온은 11.24%,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5.16%, 셀트리온제약은 29.9% 급등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만약 셀트리온이 코스피 종목이었다면 코스피를 30p 가까이 상승시킬 요인이며, 코스닥을 40p 넘게 하락시킬 요인"이라며 "셀트리온이 만약 코스피에 있었다면 코스피는 2540선에 근접하고 코스닥은 800선을 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이전상장 의결 후 외국인이 주가 견인 =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 의결 이후 주가는 외국인이 견인하기 시작했다. 김 연구원은 "셀트리온 주가와 밀접한 연관을 미치는 주체가 외국인이고, 외국인이 지분율을 1%p 확대할 때 마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11%씩 오르는 관계를 보였다"며 "이 수치에 연동돼 코스피와 코스닥이 내포한 왜곡 역시 증가해왔다"고 지적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9월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코스피로의 이전상장을 결정했고 이때부터 세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주가는 110% 상승했다. 상장예비심사 신청서 접수는 지난해 12월 5일했다. 45영업일이 통상적인 심사일이어서 2월 8일 이전에는 승인여부가 발표될 전망이다.

투자자들 관심은 셀트리온 3사 상승세가 더 이어질지, 그리고 셀트리온이 다음달 중순께 코스피로 이전한 뒤 코스닥 흐름은 어떨지에 쏠린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따라 당분간 유동성 장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도 다음달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을 계기로 '속도조절 및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스닥 시총 1위 종목이 코스피로 떠나면서 코스닥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코스닥150지수에서 빠지고 코스피200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일부 코스닥150 종목은 주가 변동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코스닥 시장 내 셀트리온 추종자금의 리밸런싱에 따른 수급 효과는 다른 종목에겐 긍정적 요인이다. 코스닥150의 경우 추적 자금을 3조원으로 가정할 때 셀트리온 제외 시 팔아야 하는 대금은 현재 비중(약 34%) 감안 시 1조원에 달한다.

강 연구원은 "코스닥150 추적자금의 셀트리온 매도는 나머지 코스닥150 구성종목에 대한 매수로 이어질 것"이라며 "셀트리온 제외로 코스닥150 내 비중이 늘어나는 종목 중 평소 거래가 많지 않은 곳이 수급 영향을 받아 단기 주가 변동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스닥 종목이 제약 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만 상승세를 보이는 점 또한 우려사항이다. '쏠림'현상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15일 기준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다. 그 중에서도 1~4위 까지 나란히 제약 바이오주가 차지하고 있다. 시총 1위 기업인 셀트리온에 이어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뒤를 이었다. 3위는 신라젠이며 4위에는 바이로메드, 6위에는 셀트리온제약이 차지했다.

이들 5개 기업의 시총 비중은 24.80%로 코스닥 전체 시총의 4분의 1를 차지하고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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