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부적합" "역겨운 인간"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자서전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부적격자로 몰아세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트윗을 날리며 "역겨운 인간, 범죄자"로 반박하고 나섰다. 초반에는 선공을 펴기 시작한 코미 전 FBI 국장이 기선을 잡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트럼프 반격에 그도 상당한 출혈을 피하지 못해 결국 승자없이 패자만 남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5월 전격 해고됐던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자서전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를 도덕적으로 대통령에 부적합한 인물로 몰아세우며 직격탄을 날렸다.

코미 전 국장은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들을 고깃덩어리인 것처럼 말하고 취급 한다. 일국의 최고 리더가 되기에는 윤리적으로 타락한 인물이며 대통령이 되기에는 도덕적으로 부적합 하다"고 일갈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부정직하고 이기적인 마피아 두목', '상습적인 거짓말쟁이' 등으로 깎아 내리면서 "FBI 국장인 자신에게도 개인적인 충성을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하지만 내가 충성할 대상은 미국인과 미국의 제도"라고 강조했다.

특히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가 2013년 미스유니버스 모스크바 대회 당시 매춘부들을 호텔로 불러 난잡한 행동을 했고, 러시아 당국이 녹화해 협박하고 있다는 영국정보원 출신의 폭로에 대해 "확실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가능성 있다"고 답했다. 또 마이클 플린 수사중단 요구는 사법방해 혐의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트위터를 통해 코미 전 FBI 국장을 '역겨운 인간', '약삭빠른 미꾸라지', '갖가지 법을 어긴 범죄자'로 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는 부정직한 힐러리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오래전부터 기획하고서도 상원의원들에게는 거짓말을 했다"며 그와 맥케이브(전 부국장) 등은 아주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미는 역겨운 인간", "약삭빠른 미꾸라지", "역대 최악의 FBI 국장"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설전에 대해 여론은 코미 전 국장의 말에 좀 더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ABC 여론조사 결과 코미 전 국장을 믿는다는 여론이 48%대 32%로 트럼프를 압도했다.

이번 말전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막말까지 쏟아내 온 모습을 보였기에 더 이상 잃을 게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코미의 말폭탄보다 철저히 침묵한 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더 조심하는 게 낫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