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31억원, 18년간 2900억원 … 재주는 신세계가 부리고 돈은 미국본사가

스타벅스커피가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커피전문점시장을 장악했지만 해외로 빠져나가는 로열티도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거액의 로열티를 지급하지만 국내 기부액은 쥐꼬리만큼만 낸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20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조2630억원으로 전년(1조20억원)대비 26.0% 늘었다. 영업이익은 1144억원으로 전년(852억원)대비 34.2% 증가해 최대 실적을 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매출 1조원을 넘긴 것은 2016년부터다. 1999년 매장 문을 연 스타벅스커피는 점포 수는 2013년 500호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1140호점을 넘어섰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매출과 점포수가 늘면서 곳간도 두둑해지고 있다. 지난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이익잉여금은 3025억원으로 2016년 2272억원보다 24.9%(753억원)나 늘었다.

더불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출이 늘면서 미국 본사로 지급하는 로열티도 매년 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1998년부터 스타벅스 해외 자회사(SBI Nevada)와 상표·기술사용 계약을 맺고 매년 로열티를 내고 있다. 로열티는 매출 5% 수준이다.

지난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지급한 로열티는 631억원으로 추산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출이 늘면서 로열티는 241억원(2013년), 309억원(2014년), 387억원(2015년), 502억원(2016년), 631억원(2017년) 등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지난 18년간 로열티만 2969억원에 이른다. 스타벅스커피 '카페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4100원짜리 한잔을 마실 경우 205원이 미국으로 유출되는 셈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경영 전반은 신세계그룹이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재주는 신세계가 부리고 돈은 미국 본사가 벌어 들이고 있는 꼴이다. 반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기부금은 매출규모에 비해 생색만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기부금으로 매출액의 0.12%인 14억7400만원을 사용했다. 2016년에는 9억7800만원을 지출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제품을 홍보하는 판촉비 사용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이 회사 판촉비는 261억1000만원을 사용했다. 판촉비로 2016년에도 200억6000만원을 지출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판촉비는 무료 음료시음권 등을 발행하는데 사용된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브랜드 사용료인 로열티 지급은 미국 본사와 계약에 따른 것이며 사회공헌 비용은 기부금을 포함해 물품기부 등을 합쳐 21억원을 사용했다"며 "매년 사회공헌활동 비용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매출이 계속 오르면 로열티 금액도 계속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국내 진출 미국기업은 과도하게 로열티를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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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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