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9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33%, 30년물은 2.81%였다. 둘 간의 차이를 의미하는 스프레드는 0.48%p였다.

6개월여 지난 16일(현지시간) 오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06%, 30년물은 3.19%로, 스프레드는 0.13%p로 더 낮아졌다.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같은 현상은 전통적으로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돼왔다. 2001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 수익률 역전 현상이 벌어졌고,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6~2007년에도 그같은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다음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인 존 윌리엄스가 뉴욕연방은행 총재로 이동한다. 뉴욕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책정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당연직 멤버다. 온라인매체 '월스트리트온퍼레이드'(WSoP)는 16일 "미 경제상황에 대한 윌리엄스의 견해가 월가의 초미 관심사가 될 전망"이라며 최근 윌리엄스의 발언을 바탕으로 그의 경제관을 살폈다.

WSoP에 따르면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달 6일 캘리포니아 산타로사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미 경제가 조만간 침체기로 접어들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 미 경제는 2.5%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의 금융상황은 견고하고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데다 세금감면을 위한 재정투입, 이에 따른 소비지출 확대 등의 요인이 순풍으로 작용해 평균 이상의 경제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균 이상의 경제성장이 꼭 위험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중장기 경제성장을 어떻게 뒷받침할지 생각할 때 주요한 고려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약 9년 동안 경기확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종종 듣는 질문이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인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니다'라고 답한다고 전했다. 시간이 됐다고 해서 경기침체가 일어나는 건 아니라는 것. 그는 "경기침체란 일반적으로 거대한 사건 때문에 일어난다"며 "10년 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나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같은 사건들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경기침체란 그런 사건 뒤에 일어나는 것이지, 순환주기상 시간이 됐다고 해서 벌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장단기 국채수익률 역전 가능성에 대해 윌리엄스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 그는 지난해 12월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진짜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는 것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강력한 지표다. 그같은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 수많은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나는 직무기간 전반에 걸쳐 연구해왔다. 역사를 살펴보면, 때때로 오래된 이유 때문에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벌어진다. 예를 들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려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그런 뒤 경기침체가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나는 역사가 현재 상황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연준이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아니기 때문"이라며 "현재 2개의 요소가 장기 수익률 상승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첫 번째 요인은 자연이자율(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균형금리)이 낮다는 것이다. 현재 2.5% 또는 2.5~3.0% 내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자연이자율은 역사적으로 볼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낮아진 자연이자율이 전체 수익률 곡선을 끌어내린다는 것이다.

두 번째 요인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벌어진 양적완화 때문이다. 이들 중앙은행들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장기 채권을 사들였다. 따라서 양적완화가 장기국채 수익률 상승을 막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WSoP는 '역사가 현재 상황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윌리엄스의 언급에 대해 "그는 틀렸다"고 주장했다. WSoP는 "2001년 경기침체는 닷컴과 기술주에 대해 월가가 거짓으로 일관한 것에 크게 영향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당시 증시에서 4조달러가 날아갔다. 월가 분석가들이 고의적으로 개미투자자들에게 기술기업의 전망을 부풀리며 거짓말을 일삼았기 때문"이라며 "그러면서 자기들끼리는 사적인 메일을 통해서는 그런 회사들을 '보잘것없는 것들'(dogs), '쓰레기'(crap) 등으로 불렀다"고 지적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월가의 탐욕에 기인했다는 지적이다. WSoP는 "월가 은행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상품이 폭탄처럼 터질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자들에게 막대한 양의 돈을 퍼부으면서 주택시장 거품을 키웠다"며 "쓰레기 채권을 연기금이나 기관투자자, 전 세계 은행들에게 발급하면서 얻는 수수료 수익이 막대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WSoP는 "역사가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주는 건 월가에 그 어떤 진정한 개혁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수익률 곡선의 역전뿐 아니라 월가 거대은행들의 주가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JP모간체이스나 씨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의 주식은 시장 평균 이상으로 하락하고 있다. 국채 스프레드나 월가 대형은행 주가가 암시하는 건 시장이 바라는 '연착륙'은 기대 난망이라는 점이다.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경착륙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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