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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인터뷰│송병국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청소년 '참여' 중요, 선거권은 당연"

경제적 관점만으로 정책 효과 평가하면 안돼

청소년 인구 감소 … 사회가 아이들 책임져야

등록 : 2018-05-17 12:48:29

"아직도 청소년정책이 교육정책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청소년정책과 교육정책을 등치시킬 순 없어요.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학교정책, 나아가 교과서 정책인 측면이 있죠. 청소년들이 청소년기에 해야 할 게 얼마나 많아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국어 영어 수학 사회 등 전형화 된 틀에 맞춰진 공부만을 해서는 아이들이 행복할 수 없어요."

송병국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은│△2017년 9월~현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2017년 9월~현재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2013년 3월~2015년 2월 미래를여는청소년학회장 △2012년 1~6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평가위원 △2010년 6월~2012년 12월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관장 △1996년 9월~2017년 9월 순천향대학교 교수 사진 이의종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아 15일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만난 송병국(54)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은 "취임 때 받은 축하 문자('이제 청소년이 행복한 세상이 되겠네요?')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며 "청소년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와 체감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청소년분야 국책연구기관이다. 1989년 설립 이후 아동·청소년 패널조사, 다문화청소년패널조사 등 다양한 이론적 연구 및 과학적 분석을 통해 국가 청소년정책 수립에 필요한 경험적, 과학적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어떤 청소년기를 보냈느냐에 따라 삶의 질 달라져

"청소년정책은 크게 활동참여 분야와 상담복지 분야 2가지 갈래로 나눌 수 있어요. 청소년기의 다양한 경험과 역량 형성이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죠. 청소년활동에 많이 참여한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 간의 삶의 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검증하는 연구를 좀 체계적으로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 원장은 청소년 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활동 내용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이 청소년 분야에 꾸준히 유입되어야 하는데 현 임금 수준이나 예산 규모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중앙부처에서 예산을 투입할 때는 당연히 효율성과 성과를 생각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 관점만으로 청소년정책을 바라보면 청소년상담복지의 경우 고비용·저효율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 틀부터 깰 필요가 있어요. 예산 투입 대비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상담건수를 강조하는데 100명을 상담했는데 1명도 구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청소년정책을 단순히 경제적인 관점만으로 바라볼 일이 아니라는 소리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청소년·청년 정책설계의 새로운 방법으로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큰 행사를 준비 중이다. 24~25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리는 '국가 미래비전 설정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Inclusive Korea 2018)'에서 미래세대 특별세션을 담당하게 된다.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내 삶을 바꾸는 혁신적 포용국가'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미래세대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과연 무엇인지, 다문화, 노동인권, 참정권, 주거권 등 각 분야별로 청소년·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좋은 정책도 현장 적용이 관건, 지자체 의지 중요해

"청소년 '참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어요. 선거권 연령을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열여덟 살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만 18세가 되면 결혼을 할 수 있고 공무원이 될 수 있고 군대를 갈 수 있어요. 그런데 선거권은 없다? 좀 이상하지 않나요?"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34개국의 선거권 연령은 18세 또는 16세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선거권 연령이 16세다.

"청소년정책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현장에서 적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요. 그만큼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하죠. 아이들은 지역에 살고 있어요. 본인들이 사는 지역에서 행복해야 한다는 거죠. 서울이 아무리 좋아져도 지방 아이들은 달라지는 게 없어요."

송 원장은 청소년 인구 감소 추세에 맞춰 청소년정책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의 '2018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청소년(9~24세) 인구는 899만명으로 처음으로 900만명 선 아래로 떨어졌다. 통계청은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져 2020년 852만명, 2030년 699만명, 2050년 596만명 수준으로 청소년 인구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흔히 선진국의 구성 요건으로 적정한 인구, 적정한 규모의 국토, 과학기술을 얘기합니다. 통일이 되면 국토 면적 문제는 해결될 것이고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은 상당히 올라와 있는 상태죠.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당장 인구를 증가시킬 수 없다면 미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이 1명도 낙오되지 않도록 잘 키워내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에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돼요. 아이들은 세모도 있고 네모도 있고 동그라미도 있어요.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한다는 건 모두 동그라미가 되는 게 아닙니다. 세모와 네모와 동그라미가 각각 더 커질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야죠. 이를 위해선 국가와 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키워야 합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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