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엮음 / 살림터 / 2만1000원

학교자치는 가능한가. "우리 교육은 역사상 유례없는 질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1980년대 이래 지속되어온 아래로부터의 교육운동을 바탕으로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주도했던 교육혁신 정책을 전국 단위에서 실현하여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어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 책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학교혁명'은 진보교육 3기를 앞두고 학교를 어떻게 바꾸어내야 하는지에 다양한 논의와 구체적 전략들이 담겨있다.

진보교육감 대거 당선은 '혁신교육정책' 바람을 일으켰다. 중앙정부 통제에서 벗어나 시도교육청 중심의 교육자치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는 단위학교 자치 강화 정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학교자율운영체제는 가능한지, 교장제도를 포함한 학교 내 민주적 거버넌스를 위한 조직 구성과 재정 배분 구조를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지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들은 학교자치를 위한 구성원들의 역량함량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를 배움의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시간 배치와 공간 구성에 대해 고민했다. 또한 교육과정에 대한 권한을 누구에게 부여할 것인가, 학교와 마을의 관계 정립에 대해서도 지혜를 모았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구현하기 위해 정치적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논의하며 새로운 학교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수업혁신과 연수혁신, 학교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혁신, 학생들의 인간적 삶을 위한 시간구성, 공동체 안에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교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저자들은 "학교교육이 달라지면 우리 아이들의 삶과 미래가 달라진다."며 학교교육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고 있다. 모든 학생의 존엄이 동등하게 존중되는 학교, 제도적 폭력이 없는 학교, 가치관의 왜곡을 조장하지 않는 학교, 특정한 능력을 특권화하지 않는 학교, 민주적 가치와 태도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학교를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와 관련한 핵심 관념체계, 즉 학교문법의 재구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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