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취업자 7만명 증가, 증가폭 8년 만에 최저 … "조선 등 구조조정 여파"

취업자 증가 폭 10만명선이 무너졌다. 최근 3개월 연속 10만명대에 머물렀던 취업자 증가폭은 이마저 지키지 못하면서 고용환경은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까지 급등했다. 공무원 시험 일정이 당겨지면서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한데다, 조선과 자동차 등 구조조정 여파가 본격적으로 고용시장에 영향을 준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2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0년 1월 1만명이 줄어든 이후 8년4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2월 10만4000명을 기록, 1년9개월 만에 10만명대로 떨어졌고 3개월 연속 10만명대를 맴돌았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취업자 증가폭이 30만명대를 기록해야 고용사정이 개선된 것으로, 20만명대로 떨어지면 악화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취업자 증가 폭이 넉 달 연속 20만명대를 하회한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는 자동차 등 산업구조조정 여파로 1년 전보다 7만9000명 줄어들며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교육서비스업(-9만8000명), 제조업(-7만9000명), 도매 및 소매업(-5만9000명)이 가장 부진했다. 최저임금 종사자가 몰려 있는 숙박 및 음식점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취업자 역시 전년보다 각각 4만3000명, 5만3000명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해 5월 16만9000명에서 1년 만에 4000명으로 떨어진 점도 고용을 위축시켰다.

고용률은 61.3%로 1년 전보다 0.2%p 하락했다. 실업자는 112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6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4.0%로 1년 전보다 0.4%p 상승했다. 5월 기준으로 따지면 2000년 4.1%를 기록한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5%로 1년 전보다 1.3%p나 상승했다. 이는 공무원 시험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경제활동참가인구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수험생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있지만, 시험에 응시하게 되면 구직활동을 한 것으로 간주돼 실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기재부 황인웅 정책기획과장은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가운데, 5월에는 기업 구조조정과 중국 관광객 회복 지연 등이 영향을 미치며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됐다"면서 "앞으로 청년 일자리 대책 주요과제와 추경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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