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흠, 장하성과 같은 아파트

자유한국당이 12일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집값 상승을 비판했지만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 가운데 50여명이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강남과 용산 등 노란 자위 아파트들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올해 3월29일 발표한 '국회의원 재산변동내역'에 따르면 한국당 소속 의원 112명 가운데 57명(정태옥 의원은 현재 무소속)이 강남 등지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 의원은 공직자들과 달리 지역구도 아닌 곳에 아파트를 별도로 소유하고 있어 오히려 '투자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당 의원들이 비판한 공직자들과 같거나 인근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어 자칫 '제 눈 찌르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대표적으로 비판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유한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의 경우 박덕흠 의원도 소유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장하성 정책실장. (집값 상승으로) 불과 1년 새 웬만한 직장인 연봉의 10배에 가까운 수입을 올리셨다. 축하드린다"고 비꼬았다. 한국당 주장에 따르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134.48㎡(40평)는 20억원에서 24억5000만원으로 4억5000만원 상승했다.

이외에 한국당 자료에 따르면 현 정부 인사 중 오동호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장(오 원장은 현재 퇴직상태다)이 소유한 대치동 선경아파트 전용면적 127.75㎡(38평)의 시세는 지난해 7월 21억5000만원에서 올 8월 29억원으로 7억5000만원 가장 많이 올랐다. 두 번째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그가 소유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2차 169.18㎡(51평)의 시세는 24억5000만원에서 31억5000만원으로 7억원이 상승했다.

3위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었다. 홍 장관이 보유 중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116.94㎡(35평) 가격은 18억3500만원에서 25억원으로 약 6억6500만원이 상승했다.

하지만 강원 춘천시가 지역구인 김진태 의원도 오 전 원장과 같은 대치동 선경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경북이 지역구인 최교일 의원은 역시 백 장관과 같은 개포우성2차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도 개포동 우성3차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경대수 의원은 홍 장관과 인근 지역인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김성태 의원(비례)과 정태옥 의원도 주영훈 청와대 경호처장(반포동 반포자이)과 비슷한 지역인 반포동 신반포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한국감정원 시세 기준에 따라 분류했기 때문에 이들 공직자들이 실제 시세차익이 더 클 수 있다"고 했지만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같은 아파트에 대해 신고한 가격은 거의 5분의1 수준이어서 '부실신고'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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