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시민 애용 식당서

남북정상 부부 만찬

낮엔 ‘평양랭면’ 오찬


평양방문 이틀째인 19일 오전 공동선언에 합의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찬과 만찬을 함께 하며 신뢰를 다졌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이날 저녁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 함께 식사했다.
이곳은 평양 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으로 안내해 달라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북측이 추전한 곳으로 김 위원장이 직접 이름을 붙여 유명해진 곳이다. 1층에는 철갑상어, 연어, 룡정어, 칠색송어, 자라, 조개류 등을 모아놓은 실내 수조가 있고 2층 식당에서는 갓 잡은 생선회나 요리를 맛을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남측 수행원들도 식당을 찾았다.
당초 이날 만찬은 문 대통령과 경제계 인사들이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김 위원장이 뒤늦게 참석하기로 하면서 두 정상 부부간의 자리로 마련됐다.
김 위원장에 앞서 식당에 도착한 문 대통령 부부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대형 수조를 둘러보고 식사를 하러 온 평양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음식이 맛있나, 우리도 맛보러 왔다며 말을 건넸고, 시민들은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조금 늦게 도착한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를 마중 나간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내가 너무 시간을 뺏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저녁 메뉴는 생선회였고, 테이블에는 간단한 반주도 마련됐다.
앞서 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는 이날 점심 평양 대동강변에 위치한 옥류관에서 오찬도 함께 했다. 점심식사로는 약쉬움떡, 잉어달래초장무침, 녹두지짐, 자라탕, 소갈비편구이, 송이버섯볶음 등과 함께 평양냉면이 나왔다.
오찬장의 화제는 단연 평양냉면이었다.
리 여사는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평양냉면이 더 유명해졌다고 소개하면서 외부 손님들이 와서 계속 랭면, 랭면 소리하면서 랭면 달라고한다. 상품을 광고한들 이보다 더하겠느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같은 헤드테이블에 앉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서울에서도 유명한 평양냉면집에서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먹는다붐이 일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리 여사는 “(판문점 회담 때) 옆에 앉았던 임종석 비서실장이 너무 맛있다고 두 그릇을 뚝딱이라며 오늘 못 오셔서 섭섭하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평양냉면을 주제로 한 대화에는 김 위원장도 빠지지 않았다. 유 석좌교수가 서울에서는 평양냉면에 맛을 돋우려고 조미료를 살짝 넣는데 이 맛이 안난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오늘 많이 자시고 평가해 달라고 농담을 건넸다.
김 위원장은 또 테이블 위 들쭉술을 가리키면서 여러분에게 더 자랑하고 싶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오찬 도중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담 기념 메달과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는 두 분이 역사적으로 만들어낸 큰 것을 더 큰 메달로 기념해야 하는데 이 정도로 해서 제가 (남편에게) 뭐라고 했다고 유머를 섞어 말했고 리 여사는 저도 두 분께서 우리 겨레와 민족을 위해 아주 큰 일을 하시리라 굳게 확신한다고 답했다.

구본홍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