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유휴공간 61곳 개방

서울 성동구 옥수동 자치회관에서는 지난 여름방학 초등학생을 위한 생활도자기 교실이 진행됐다. 소현미 작가가 재능기부를 했고 인근 옥정초등학교와 옥수동 주민자치위원회가 후원했다. 용답동주민센터에서 동영상 촬영과 영상편집 기술을 배운 주민들은 마을축제를 비롯한 주민행사에서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해 이웃과 공유한다.

성동구가 공공시설 빈 공간을 주민들에 내놓으면서 공동체 활성화 효과를 덤으로 얻고 있다. 21일 성동구에 따르면 17개 동주민센터 다목적실과 회의실을 비롯해 북카페 등 61곳을 주민들에 개방한다. 업무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시간대에 주민들이 각종 교육이나 강연 회의 등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는 "주민자치 특성화 사업이나 주민 소모임 활동 등과 연계, 공동 사무실로 사용하거나 자원봉사자 만남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남녀노소 즐겨 찾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근동주민센터가 대표적이다. 동에 기반한 나눔이웃동아리 '다음'이 복합청사 회의실을 활용해 활동나눔을 한다.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석고방향제 만들기 교실이다. 일상적으로는 주변 이웃을 살피고 유대관계를 형성하도록 지원한다. 용답동 작은도서관은 매주 한차례 학습지도·상담교실로 바뀐다. 교사들 재능기부를 통해 기초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취약계층 아동을 1 대 1로 지도한다. 학교부적응 증상을 보이던 6명이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

왕십리도선동은 청년 소통공간이 됐다. 문화기획단이 어울림방에서 진행하는 '맨몸놀이' 기획사업에는 청년 40~50명이 참여, 각종 매체에 방영된 내용을 재현하며 새로운 놀이문화를 시도했다. 특별한 도구 없이 '주체적으로 놀아보자'는 취지에 공감한 청년들은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해 청년세대가 안고 있는 문제를 공유하고 해법을 고민했다.

이밖에 마장동 제6경로당 앞 은하수공방에서는 노인들이 수공예품이나 봉제제품을 만들며 이웃과 소통하고 옥수동 자치회관은 초등학생 생활도자기 체험교실을 정기과정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동구는 지속적으로 유휴공간을 개방하고 주민 주도로 다양한 과정을 진행하도록 도울 방침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공공이 활용하지 않는 시간대 공간을 나눔으로써 주민들이 마을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마을공동체 거점공간으로 거듭났다"며 "주민들이 마을 발전을 위한 사업을 기획하고 이웃과 소통·화합하는 공간을 지속 발굴해 주민들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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