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외교활동 잘한다" 78.7%

"비핵화 전 판문점선언 비준 안돼" 53.9%

우리나라 국민들은 평양남북정상회담 결과와 한미정상회담, 유엔총회 연설 등으로 이어진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관련 외교활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 등 후속 조치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한 접근을 바라고 있었다.

1일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이 공동 실시한 10월 정례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관련 외교활동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78.7%에 달했다. '잘하는 편이다'가 41.9%, '매우 잘하고 있다'도 36.9%나 됐다. 반면 '못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17.2%에 불과했다.


연령별로는 30대(86.5%)와 40대(82.8%), 지역별로는 광주/전라(95.5%)와 대전/충청/세종(86.1%)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정치성향별로는 진보층에서 '잘하고 있다'가 91.3%로 압도적이었는데 보수층에서도 긍정평가가 56.6%로 부정평가(38.0%)를 앞섰다.

평양정상회담에서 남북이 군사분야합의서를 채택한 것에 대해서도 전체 응답자의 71.1%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21.8%)는 응답자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자유한국당은 남북간 군사분야합의서 채택 이후 "피로써 지켜온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한 폭거를 저질렀다"고 맹비난하며 쟁점화를 시도했으나 국민들에겐 전혀 먹혀들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전 연령대와 전 지역에서 군사합의서 채택에 '찬성한다'가 '반대한다'를 크게 앞섰다.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해 신뢰하는 국민도 절반이 넘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느 정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신뢰한다'(9.7%), '신뢰하는 편이다'(43.1%) 등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52.8%였다. '신뢰하지 못한다'는 이보다 9.0%p 낮은 43.8%를 기록했다.

이는 1, 2차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던 6월 정례조사 때와 비슷한 결과다. 당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52.8%,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자는 43.5%였다.

8월 정례조사 때에는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접어들면서 '신뢰한다'가 43.8%, '신뢰하지 못한다'가 52.2%로 역전됐었다.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좀 더 명확한 비핵화 의지를 이끌어내고, UN총회를 계기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긍정적 반응이 나오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다시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40대(67.9%), 광주/전라(65.1%)에서 '신뢰한다'는 답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남북관계 개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대북 관련 후속 조치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답변이 우세했다.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어느 의견에 더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뒷받침하기 위해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한 응답자는 40.2%에 그쳤다. 반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기 전에는 처리해선 안된다'는 응답자는 53.9%로 13.7%p 높았다.

특히 60세 이상(62.8%), 대구/경북(70.9%)에서 북의 비핵화 전 처리해선 안된다는 답변이 많았다.

남북·북미관계 정상화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느냐는 질문에는 긍정적인 답변과 부정적인 답변이 엇비슷했다.

'새로운 투자처 확보와 시장 확대로 우리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응답은 43.3%, '남북경협 비용 증대로 우리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란 답변은 41.8%였다.

'관계정상화와 경제는 큰 관계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10.7%였다.

'우리경제의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30대(60.7%)와 40대(51.9%), 대전/충청/세종(52.0%)과 강원/제주(51.8%)에서 많았고, '부담이 될 것'이라는 답변은 60세 이상(58.8%)과 대구/경북(53.6%)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문 대통령의 방문으로 기대감이 높아진 백두산 관광에 가볼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79.2%가 '가볼 것'이라고 답했다. '기회가 되면 가볼 것' 48.1%, '반드시 가볼 것'이라고 한 응답자도 31.1%나 됐다. '별로 가지 않을 것이다'는 15.5%, '절대 가지 않겠다'는 4.9%에 불과했다.

전 연령층, 전 지역에서 백두산 관광을 '가볼 것'이란 응답자가 '가지 않겠다'는 응답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디오피니언 안부근 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평양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 등에서 보여준 문 대통령의 외교에 대해선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북 관련 정책은 계속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1. 조사의뢰자: 내일신문
2. 조사기관·단체명: 디오피니언
3. 조사지역: 전국 17개 시도
4. 조사일시: 2018년 9월29~30일
5. 조사대상: 만 19세 이상 남녀
6. 조사방법: RDD방식의 유선전화면접조사(35.0%)와 무선전화면접조사(65.0%)
7. 표본의 크기: 1004명
8. 피조사자 선정방법: 유선전화면접조사(총 4675개 국번별, 0001~9999까지 총 10만3000개 랜덤 생성(RDD)해 무작위 추출), 무선전화면접조사(총 7786개 국번별, 0001~9999까지 총 9만6000개 랜덤 생성(RDD)해 무작위 추출)
9. 응답률: 14.5%
10. 가중값 산출 및 적용 방법: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2018년 4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적용방법은 셀 가중
11. 표본오차: ±3.1%(95% 신뢰수준)
12. 질문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내일신문·디오피니언 10월 정례조사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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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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