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샌드 지음 / 곽재은 옮김 / 인플루엔셜 / 1만4000원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고는 싶은데 정작 가까워지면 두려운 마음이 드는 사람이라면 세계적인 심리상담가 일자 샌드의 이번 신간에 눈길을 줘 봐도 될 듯하다.

지난 해 ‘센서티브’라는 책에서 남들보다 민감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설명했던 저자는 이번에는 '타인과 거리를 두고 자신을 방어하는' 이들을 위한 심리학을 소개한다.

친밀한 관계를 목말라하고 누구보다 사랑을 갈망하는데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불편해 어느 시점에서 관두는 사람들. 곤란한 문제가 나타났을 때 직면하기를 거부하고 온라인으로 황급히 도피하는 사람들. 이른바 마음을 닫고 사는 사람들.

사실 극단적인 도피행태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양한 ‘자기보호’를 활용하곤 한다. 상처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데 필요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보호’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면 나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내 존재를 갉아먹고 타인과의 관계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자기보호의 핵심적인 작동방식이 주로 ‘거리두기’이기 때문이다.

자기보호를 위해 바깥세상에 거리를 두게 되는데 그 순간 자신의 내면세계와도 거리를 두게 된다. 자기 스스로부터 멀어지고 자기 삶에서 멀어질수록 나라는 존재는 소멸의 벼랑에 서게 된다.

저자는 조금 더 성숙해지기 위해선 고통스럽더라도 자기 자신과 세계에 더 가까이 다가가라고 말한다. 상처받을까봐 여전히 두렵겠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야만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던 행동의 이유를 알게 되고 나와 화해할 수 있다.

‘나’를 이해하고 수용하게 되면 적절히 나를 지키면서도 세상과 건강하게 관계 맺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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