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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원 토지보상비 '재원 마련' 논란

총 비용 13조 달해, 이자 부담도 과중

김기덕 시의원 "공채 발행해 재원마련"

시민단체 "매입 용지 평가·선별이 우선"

등록 : 2018-11-08 11:13:04

서울시 도시공원 토지보상비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시효가 만료된 공원부지는 더이상 공원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최근 서울시는 내년 본예산 3775억원과 지방채 9000억원을 발행해 우선보상 대상지 2.1㎢를 먼저 보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전체 대상지 중 5%에 불과하다.

서울시 내년도 지방채 2조1000억원 발행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19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내년도 예산에 도시공원 일몰제를 대비해 공원용지 매입비로 본 예산 3775억원, 지방채 9000억원 등 1조2000억원 이상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 연말 기준 서울시의 장기미집행 공원 사유지는 70개소다. 면적 39.6㎢, 토지보상비 소요액만 실보상가 기준으로 약 12조906억원에 달한다.

내년 서울시 예산 기준으로 장기미집행도시공원 부지를 모두 매입하려면 10년이 넘게 걸린다. 이 때문에 지방채 발행이 아닌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기덕 서울시의원(민주당·마포4)의 '공채 발행' 주장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7일 "9000억원도 지방채를 발행해 보상하겠다면서 나머지 95%를 보상할 재원은 어디서 나오겠나. 지방채 이자만 매년 몇 백억원씩 부담될텐데 이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지방재정법' 개정을 통해 20년 장기 상환 공채를 발행해 보상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지하철공채, 도로공채, 상수도공채처럼 토지공채 또는 공원용지공채를 도입하면 이자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공원용지 소유주들에게 현금 대신 공채를 발행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또 공채에 개발권거래제 개념을 결합, 이를 매입하는 민간인들에게 재개발·재건축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민간 재원으로도 보상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게 김 의원 주장이다.

◆"철도채권 같은 공채로 해결" = 김 의원 제안의 타당성 여부를 두고 주장이 엇갈린다. 대규모 공채를 발행해 일거에 보상하면 보상 순위에 따른 토지주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강제매입채권 방식은 시민 저항에 부딪힐 공산이 크다. 법 개정이 안되면 시장에서 공채를 발행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이자율이 높아 기존 지방채 발행 방식과 차이가 없게 된다. 재원 마련 '방식'은 뒤로 하더라도 공원용지 확보를 위한 시의 재정 부담 규모는 여전히 과제다. 2017년말 기준 서울시 부채는 산하 기관을 제외하고 3조7451억원이며 이자 부담 규모는 1284억원이다. 시는 공원용지 매입을 위해 내년 예산 1조2000억원을 편성한 상태다.

도시공원 문제 해결의 출발이 잘못됐다는 주장도 있다. 무조건 매입을 전제로 할 것이 아니라 정말 공원으로 쓸 만한 땅인지를 재평가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난개발이 우려되는 공원 내 부지를 우선 매입하고 2020년 이후 보상이 불가피한 지역은 선택적으로 공채를 발행해 해결하는 것은 검토해볼 만하다"면서도 "20년 이상 미집행된 도시공원 부지 중 목적 달성이 어려운 공원 용지는 평가를 거쳐 해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어 "하지만 공채도 결국은 서울시가 져야할 빚"이라며 "중앙정부가 해당 재원을 마련해 지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별도의 기금을 만들어 개발부담금의 일부로 적립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공원 실효제란 1999년 헌법재판소가 "지자체가 개인 소유 땅에 도시계획시설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땅 소유자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결하면서 도입됐다. 개인 소유 토지라도 도시계획시설(도시공원)으로 지정되면 지자체가 공원을 만들 수 있는데 지정 후 20년 동안 사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도시공원' 실효제에 따라 지정 효력을 잃게 된다.

서울시는 지난 16년간(2002~2017년) 1조8504억원을 투입해 4.92㎢의 사유지를 매입했다. 실효 예정 사유지 전체 보상에는 총 13조7122억원이 필요하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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