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군 "북한 비핵화 과정"

성우회 "앞서나가 우려"

9.19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른 이행 작업이 진행되면서 그동안 한목소리를 내오던 대표적인 보수성향의 군 관련 안보단체들도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대한민국성우회(성우회)와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다.

그동안 주요한 안보이슈에 대해 비슷한 입장과 노선을 견지해 오던 두 단체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갈수록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
재향군인회 방문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9일 오전 재향군인회를 방문해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단체 가운데 최대 안보단체를 표방하고 있는 향군은 현정부의 대북정책과 노선에 대한 강력한 지지로 노선을 바꿨다. 특히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회원들이 대규모로 도열해 직접 문재인 대통령을 환송하기도 하고, 정상회담결과에 대해서도 지지표명을 하는 등 현정부와 적극적으로 코드를 맞춰가고 있다.

향군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서도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추진을 위한 한 과정"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를 두고 마치 군이 대비태세를 약화시킨 것으로 평가함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강경보수 진영에서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각종 우려를 쏟아내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향군은 "이념논리나 정치적 논리로 국가안보정책을 폄하하고 국민 불안을 부추기는 일방적 주장들은 남남갈등과 국론분열로 오히려 북한에 대한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보수안보단체로 평가받던 향군의 변신이 놀라울 정도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반해 전직 장성모임인 성우회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안보적 관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정상간 합의내용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짚어가며 구체성 부족을 지적하거나 자칫 안보공백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우회는 '9.19 남북군사합의'와 그 이행에 대해서도 향군과는 사뭇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성우회는 11월초 입장표명을 통해 △대북한 군사조치가 타 분야의 교류협력 진전보다 과도하게 앞서나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큼 △정치리더십과 군사리더십간 소통과 교감 부족 우려 △전시작전권 전환, 미래연합사 등 한미동맹은 전쟁 억제를 위한 군사대비 차원에서 유지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성우회는 군사합의에 따른 남북한 공동의 이행작업에 대해서도 과거사례를 볼 때 수차례 합의에도 신뢰구축이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확인과 검증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향군과 성우회의 이 같은 견해차는 2016년 사드배치 등을 둘러싸고 국내에서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사드배치 찬성을 주장하던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예비역 장성들 가운데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일부는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남북군사합의가 안보역량을 훼손한다는 취지의 공개토론회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처럼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이견과 논란이 커지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9일 전직 국방부 장관들과 성우회, 향군 지도부를 직접 만나 군사분야 합의 내용과 이행에 대해 설명하고 지지와 성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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