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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스마트 포용도시, 사람이 먼저다

등록 : 2018-12-03 08:28:3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우리 국민 10명 중 9명이 도시에서 산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이제 도시는 우리 삶터이며 어떤 도시에서 사느냐는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변수다. 그래서 국내의 한 도시 전문가는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도시의 새로운 미래상으로 스마트시티가 부상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등 4차 산업 핵심기술들을 통해 도시 문제 해결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견인하는 편리한 도시를 지향한다.

도시의 새로운 미래상 ‘스마트시티’

스마트시티가 구현되면 도시 구성원들의 삶은 얼마나 바뀔까. 영국 주니퍼 리서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시티는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한 해 125시간을 돌려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지능형 교통시스템과 자동 주차로 연간 59.5시간을 아낄 수 있으며 공공안전부문에서는 사물인터넷으로 강력범죄와 응급 서비스 발생 상황을 예방해 연간 34.7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스마트시티는 다양한 첨단기술들을 활용해 행정·경제·사회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도시의 이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첨단기술이 가져다줄 편의에만 주목해서는 안 된다. 도시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보다는 ‘어떻게’ 담을 것인가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기술은 도구다. 소가 마신 물은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신 물은 독이 된다. 이처럼 기술도 누가 어떤 의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 스마트시티가 도시의 기술적 진보를 의미한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이라는 도구를 올바르게 운용하는 가치와 철학의 정립이다.

최근 스마트시티와 함께 새로운 도시정책 담론으로 포용도시가 떠오르고 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모든 시민이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며 도시의 혜택을 공유토록 하는 ‘포용도시’는 국제연합(UN),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등 주요 국제기구가 공통으로 추구하는 미래 도시비전이다.

도시의 외형이 아무리 변한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지금도 발전하고 있는 도시는 예외 없이 차이를 인정하고 구성원을 서로 살피고 포용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포용을 정책적 화두를 삼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포용도시는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누리는 도시를 꿈꾼다. 도시의 제도와 문화, 인프라가 주는 혜택을 모두가 함께 누림으로써 우리의 도시는 가장 안전한 삶터, 풍요로운 일터, 행복한 쉼터로 발전할 것이다.

스마트시티를 구성하는 지능정보기술은 포용도시의 비전을 막연한 꿈이 아닌 구체적 현실로 만들 방법과 도구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면 도시의 유·무형 자산을 빠르게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경제논리에 밀려 도시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당했던 사회적 약자를 보다 효율적인 방식으로 보살필 수 있게 된다.

모든 시민 삶을 ‘똑똑하게’ 보살핀다

스마트시티와 포용도시는 양자택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하나로 융합돼야 한다. 성동구는 ‘스마트 포용도시’를 새로운 도시비전으로 정립하여 실천하고 있다. 어린이집 차량사고 예방을 위한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슬리핑 차일드 체크)’ 시스템을 중앙정부에 앞서 모든 통학차량에 발 빠르게 도입했고 사물인터넷 감지기로 독거 어르신의 건강과 안전을 실시간 살피고 지원하는 스마트 돌봄서비스도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사장돼 있거나 잘 활용되지 않는 적정기술을 도시에 접목하여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의 삶을 똑똑하게 보살피는 데 최적화하는 것이 스마트 포용도시다. 기술도 도시도 사람이 먼저다. 사람이 먼저 행복해야 기술도 발전하고 도시도 번영한다. 첨단기술을 돈이 아닌 사람을 위해 개발하고 활용하는 도시. 모두의 행복을 증진하고 모든 구성원을 껴안을 수 있는 포용력 있는 스마트시티로 나아가야 한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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