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 반복당·반친박 중간지대 공략

김학용 - 복당파 표 결집 + 중간지대 탈환

나경원 - 반 복당파 정서 + 대 국민 이미지

유기준 - 사실상 유일한 친박 '적자' 후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군이 김영우 김학용 나경원 유기준(가나다 순) 의원 4명으로 정리됐다. 이들 의원은 한 목소리로 계파정치 종식과 당내 통합을 선언하고 있지만 현실적 경선구도와 각자의 승리 방정식은 조금씩 다르다.

김영우 의원은 친·비박계 출신 양쪽의 중립성향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초선그룹 일부 의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김영우 의원 측은 비박계 안에서도 현 복당파 지도부에 마뜩찮은 시선을 보내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경선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받은 51표가 최대라는 계산이다.

복당파 내에서도 계파색이 옅은 자신이 김학용 의원과의 단일화 없이 완주한다면 계파정치를 거부하는 양쪽의 표심이 모일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경선이 임박할수록 복당파와 잔류파의 계파대결구도가 강해질 경우 중간지대 표가 양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점은 위험요소다.

5일 출마선언을 한 김학용 의원의 경우 복당파의 표결집을 단단한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 복당파 의원들의 20여 표를 바탕으로 비상대책위원회 및 원내지도부에 동참한 의원들을 비롯한 중립지대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애쓰는 중이다. 태극기부대에 대해 "합리적 애국시민"이라는 이례적 평가를 했다.

복당파 맏형격인 김무성 의원도 최경환 의원과 만나고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 촉구에 앞장설 뜻을 밝히며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다만 당 안팎의 반발이 거세 효과는 미지수다.

김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확보 사실을 가장 먼저 알리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중립지대를 표방하는 가운데 잔류파 표심 결집에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016·2017년 경선 당시 힘이 돼 줬던 비박계의 표를 탈당사태 이후로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잔류파 쪽 의원들은 적지 않은 수가 나 의원에 대한 호감을 표하고 있다. '더 이상 복당파의 전횡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반 복당파 정서와 '국민 눈에 당이 달라졌다는 인상을 주려면 가장 적격'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자유한국당 내 잔류파 원내외 인사들의 모임인 '우파재건회의'는 의원 11명의 실명을 공개하며 나 의원에 대해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유기준 의원은 이번 경선이야말로 계파의 표 몰아주기가 없는 만큼 가장 많은 표를 확보할 기회로 보고 있다.

나머지 의원이 모두 비박계 출신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계보상 유일한 옛 친박계의 '적자'다. 이 점이 경선에서 얼마나 표를 움직일지가 관심이다.

한편 이번 원내대표 경선 후보 각 진영에서는 결선투표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어느 쪽도 1차에 과반을 가져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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