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만에 처음 상대측 GP 방문
앞서 남북군사당국은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지난달 말까지 시범철수 대상 GP 각각 11개 중 10개를 완전 파괴했다. 나머지 1개씩은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는 대신 원형을 보존했다.
남북은 또 GP 시범철수 상호검증을 위해 현장검증반이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오솔길을 새로 개척했고, 북측은 남북 현장검증반이 만나는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에 가로 3m, 세로 2m 크기의 황색기를 설치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우리 군은 오늘 아침 지난 10여일 동안 개척한 임시통로를 이용해 군사분계선으로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장검증반은 남북 각각 11개조 총 154명으로 구성됐고, 각 검증반은 대령급(북측 대좌급) 반장을 비롯해 검증 요원과 촬영 요원으로 구성됐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측 GP에 대한 현장검증을 통해 △모든 화기·장비·병력 철수 여부 △감시소·총안구 등 지상시설물 철거 여부 △지하 연결통로·입구 차단벽 등 지하시설물 매몰·파괴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GP 시설물이 복구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파괴됐는지, 군사시설로 전용될 수 없을만큼 불능화 됐는 지 등이 집중 검증될 예정이다. 특히 북측 GP는 굴착기를 동원한 우리측과 달리 폭파 방식으로 파괴했기 때문에 지하까지 매몰돼 검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측 검증작업에는 지하시설 형태 등을 탐지할 수 있는 지하투과 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와 지하로 구멍을 뚫어 내리는 내시경 카메라 등의 장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날 GP 시범철수 상호검증이 끝나는 대로 검증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며, 오후에는 북측도 같은 방식으로 우리측 GP에 대한 검증을 실시한다.
국방부는 "남북의 현역군인들이 비무장지대 내 오솔길을 만들고, 군사분계선(MDL)을 평화롭게 이동하는 것은 분단 이래 처음 있는 일로 남북군사당국의 합의 이행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의미있는 조치"라면서 "이번 상호검증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을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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