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대통령·민주당 굉장히 우려"

구조조정·통상마찰로 대내외 난제 많아

예정처, 고용창출력 40%이상 감소 예상

청와대와 정부, 여당에서 쏟아지는 내년 경제전망은 '잿빛'이다. 내년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퇴 이후 여권의 경제전망이 어두워졌다.

12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고위당정청 회의에서 "내년도 경제가 결코 낙관을 불허하는 상황"이라며 "당정청이 예전보다 훨씬 더 긴밀히 협조해가며 내외의 어려움을 잘 탈피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여러 지표들이 견고하다"면서도 "국민들이 체감하는 고용과 민생지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전통적인 산업이 위기를 맞은 지역은 더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홍영표 여당 원내대표는 "대통령도 그렇고 민주당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경제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를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는 "한국경제가 구조조정을 해야 되는 단계에 와있고 대내외적으로 미중 통상 마찰 등으로 힘들다"며 "자동차산업 하나만 보더라도 굉장히 위기 상황"이라고 했다.

◆대규모 예산투입 불가피 = 홍 원내대표는 정부가 짜온 470조원의 슈퍼예산을 지켜내려고 했던 이유가 '경제 침체'를 차단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경제 마중물로 대규모 재정을 쏟아붓기 위해 '세출증가율을 7%대에서 유지하려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세 차례나 다툰 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력의 한계에 부딪쳤고 구조조정해서 새롭게 도약해야 하는데 거기에 필요한 예산이었다"면서 "일자리 예산 같은 경우 불가피하게 정부에 재정을 통해서라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경제가 2%대 성장률 속에 갇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문재인정부 5년 내내 2%대 성장률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내년에 우리나라 성장률이 2.7%로 올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봤다. 부동산경기가 꺾이면서 건설투자가 올해(-1.5%)에 이어 2.4%나 줄어들고 상품수출과 상품수입 증가율은 2.4%, 3.1%로 올해 실적(5.2%, 11.1%)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 역시 올해와 같은 3.8%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민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금리가 오르고 물가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대규모 가계부채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키고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민간소비의 둔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예산정책처는 문재인정부 5년간 2.7~2.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금융위기를 극복한 2012년이후 3%대 성장률은 2014년(3.3%)과 2017년(3.1%)뿐이었으며 구조조정과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실패, 2%대 성장률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정책처는 2018~2022년 잠재성장률(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상태에서 가능한 성장률 최고치)을 직전 5년(2013~2017년)보다 0.3%p 낮은 연평균 2.7%로 추정했다.


◆"청년고용 2023년까지 어렵다" = 당정청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역시 고용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인구구조를 설명하면서 "2023년까지 청년일자리(문제)가 가장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예산정책처는 내년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20여만명에 그칠 것으로 봤다. 올해보다는 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예산정책처는 생산인구증가폭 둔화 지속, 주력 제조업의 고용창출력 약화 등의 영향을 지목하며 "재정지원 일자리예산의 대폭확대가 전체적인 고용여건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산정책처는 또 2018~2022년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연평균 20만5000명(0.8%)에 머물 것으로 봤다. 이는 2013~2017년(35만4000명, 1.4%)에 비해 42.9%가 줄어든 것이다.

성장에 따른 고용효과가 급격하게 추락하는 모습이다. 예산정책처는 우리나라 경제가 1% 성장할 때 늘어나는 취업수가 2013~2017년에 연평균 11만6000명에서 2018~2022년엔 7만5000명으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성장의 고용탄력성이 0.5에서 0.3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부가가치 생산에 따른 취업계수인 실질부가가치 10억원 당 취업자수는 같은 기간에 17만8000명에서 16만100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추세적인 하락세를 감안하면 올해 16만8000명에서 2022년에는 15만2000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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