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금융사 3등급 평가

차등화 어려운 구조

착오송금 구제사업 추진

예금보험공사가 금융회사에게 받는 예금보험료의 요율 차등화를 확대하기로 했다.
13일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송년 워크숍에서 내년도 주요업무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예금보험공사 제공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송년 워크숍에서 "미래 부실위험을 평가하는 신규 차등지표를 개발하는 등 차등평가모형의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며 "평가 등급을 5등급이나 7등급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예보의 차등보험료율 제도는 금융회사별로 경영과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3등급으로 평가한다. 1등급은 보험료율을 5% 할인받고 3등급은 5%를 더 내야 한다. 2017년 기준 금융회사의 88.5%는 1·2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적지 않은 금융회사들의 등급이 낮아질 수 있고 보험료를 더 낼 가능성이 높다.

금융회사의 불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에 위 사장은 "업권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모의중간평가 등 평가정보 제공을 통해 자체적 위험관리를 유도하고 업권·전문가 의견 수렴을 상시화하겠다"고 말했다.

예보는 금융회사 부실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보 수집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그동안 금융감독원에 의존했던 정보 수집체계를 자체적으로 갖추겠다는 것이다. 위 사장은 "시장정보 및 금융회사 정보의 적기 입수 등 정보수집의 다각화를 통해 부실요인 분석 기반을 강화하겠다"며 "금융안전망 기관간 정보공유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산업 위험요인 분석을 강화하고 외부충격 발생시 부실화 가능성이 큰 금융회사를 선벌해 현장점검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감시·정리조직을 개편하기로 했다. 리스크관리와 구조개선 업무를 은행과 보험, 증권 등 업권별로 구분하고 기능별 정책 총괄부서를 별도로 둘 예정이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국내은행에 대한 회생·정리계획을 수립하고 법제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예보는 내년부터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착오송금 구제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모바일과 인터넷 금융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증가하면서 착오송금은 급증했다. 지난해 은행권에 신고된 착오송금 9만2000건(2385억원) 중 5만2000건(1115억원)이 미반환됐다.

예보는 착오로 송금을 보낸 금융소비자에게 송금액의 80%가량을 먼저 지급하고 추후 송금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법적 절차를 거쳐 송금액을 회수하기로 했다.

위 사장은 "개인이 실수로 잘못 보낸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등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등 고통을 겪는다"며 "예보가 피해자를 구제함으로써 비대면 금융거래의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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