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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등록 : 2019-01-02 09:23:03

송달용 교육부 중등직업교육정책과장

최근 4차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가 화두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특권과 반칙이 없는 상식이 통하는 나라, 통합과 공존 차별이 없는 나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 키워드다. ‘교육의 국가책임’을 강화할 것이며, 이에 대한 국정과제로 고졸우대를 통해 고졸희망 시대를 조성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교육체제 구축을 약속했다.

한국은 2018년 현재 세계 12-13위의 경제대국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G20 선진국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행복지수는 세계 100위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배고픔을 면했다고 행복지수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무언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세대가 이제는 4포세대(인간관계)와 7포세대(집, 꿈, 희망 등)세대를 넘어 N포세대로까지 진화했다.

15세 학생 삶의 만족도 48개국중 47위

OECD가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한국학생들은 세계 상위 48개국 중 47위에 그쳤다. 중학생 31.6%, 고등학생의 29.5%는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답했다. 전체 학생 75%가 ‘시험 성적이 낮을까봐 걱정’이라고 답했다. 미래학자 앨빈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매일 15시간씩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중학교시절 공들여 찾은 적성은 고교입학 후 산산이 부서지고 깨진다. 학벌주의 사회에서 입시위주의 교육제도는 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깡그리 무시하는 폭력적 현상으로 나타난다. 수능과 내신 등급을 한 등급 올리기 위해서라면, 끔찍한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불법과 불공정이 학교는 물론 우리사회 곳곳에서 판을 치며 공교육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대안으로 특성화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특성화고를 취업을 위한 직업교육을 시키는 학교로 오해하고 있어 안타깝다. 특성화고 근본 목표는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키워주는데 있다. 이런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을 통해 특정분야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준다. 이를 통해 적성에 따른 진로개척, 전문기능기술의 명장 자격 취득, 적성에 맞는 분야로 취업을 하며 행복한 삶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는 모든 산업 분야에 맞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과 학교실정에 따라 많은 어려움과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산업현장 각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들을 학교로 모셔오면 된다. 이른바 ‘기업연계학습동아리’ 운영이다. 학교에서 부족한 부분을 전문가의 역량을 통해 채워주고 학생들은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기업연계학습동아리’ 활동을 통해 산업현장의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졸업 후 원하는 산업현장에 취업하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 이들 기업 전문가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과 기술, 전공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이 넘치며 타인의 존경을 받는다. 학생들은 전문가들과 만남에서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된다. 결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나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선 취업-후 학습’ 정착시켜야

초중고를 거쳐 대학까지 평균 27년이 걸린다. 모든 비용을 부모에게 의존하는 현실에서 대부분이 학부모인 국민들의 삶은 고달플 수밖에 없다. 이는 저출산, 빈약한 노후준비, 빈곤한 노인층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 취업 후 학습’ ‘일-학습 병행제’는 자신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를 높여가고, 부모의 노후를 위협하지 않는 효자 정책이다. 또한, 우리 사회를 능력중심의 평생학습사회로 견인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이고 실질적인 제도가 아닌가 한다.

이러한 양질의 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위해 부처간 칸막이를 낮추고, 특성화고에 대한 사회적 편견해소, 기업의 헌신적 사회공헌을 기대한다.

송달용 교육부 중등직업교육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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