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68.9% '그렇다'

올해는 39.4%만 긍정

'내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젊은층이 5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회의 건전성과 안정성이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징후라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누구나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계층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6.9%로 과반 이상 나왔다. '그렇다'는 41.9%였다.


이런 비관적 태도는 '한강의 기적' 세대인 70대 이상을 제외하곤 전 세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계층상승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응답은 70대 이상이 64.6%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60대(45.3%)였다.

20대는 44.0%로 세 번째를 기록했다. 30~50대는 30%대의 낮은 긍정률을 보였다.

모든 연령층에서 '노력=성공'이라는 믿음의 수준이 낮아졌다.

특히 20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5년 전 20대는 희망이 '넘쳤다'.

2014년 신년조사에서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당시 20대는 무려 68.9%가 노력하면 더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30~50대의 응답률이 38~45% 사이였던 것을 봐도 월등히 긍정적이었다.

이들은 이번 조사에서 어떻게 응답했을까.

이를 추적키 위해 올 조사 34~44세 집단의 응답을 비교해봤다. 그 결과 노력하면 더 성공할 수 있다는 응답은 5년 전의 절반 수준인 39.4%에 머물러 다른 세대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원하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창업에 실패한 사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 나의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는 없다고 느끼게 된 탓으로 해석된다.

이런 '낙담'의 정서는 다른 설문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개인의 능력·노력, 또는 부모와 주변의 도움 중 어느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20대의 39%가 후자를 꼽았다.

이현우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소장은 "노력에 대한 대가가 주어진다는 믿음이 수용되는 사회는 건전성과 안정성이 높은 사회"라며 "그러나 이번 조사를 보면 막 사회에 진출한 젊은층이 기성세대와 별로 다르지 않은 수준의 무기력에 빠져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한국리서치 2019년 신년기획'조사는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한국리서치가 조사를 수행했다. 조사방법은 유무선 혼합 임의전화걸기(RDD)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CATI)였다. 조사 표본은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현황' 2018년 11월 기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구성비에 따라 비례 할당한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구성됐다. 조사는 2018년 12월 19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됐으며, 표본은 1800명으로 조사의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3%p였고, 응답율은 9.1%(유선 5.6%, 무선 11.6%)였다. 2019년 신년조사 일부 문항은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2017년 신년기획 조사와 비교·분석됐는데, 2017년 신년조사는 2016년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총 1200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수행됐고, 2017년 1월 2∼4일 결과가 기사화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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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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