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연, 결혼 가치관 조사

양국 모두 1위는 "마땅한 사람 없어서"

'결혼은 필수'라고 생각하는 한국 미혼여성은 중국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는 한국과 중국이 확연히 달랐다. 한국의 경우 '결혼제도가 남편 집안 중심이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경우(마땅한 사람이 없어서, 이른 나이라서 응답 제외)가 제일 많았다. 반면 중국은 생활비 걱정으로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답한 경우가 제일 높았다.


16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은 '한·중 미혼여성의 결혼 및 출산 가치관 비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 한국의 경우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가 37.3%(1+2순위)로 제일 많았다. 이어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른 나이이므로'가 21.1%, '결혼제도가 남편 집안 중심이기 때문에' 18.0%,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 17.4%, '결혼하는데 드는 비용이 마련되지 않아서' 17.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역시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 1순위는 한국과 동일했다. 하지만 일·가정 양립에 대한 고민은 한국이 더 적었다. 중국 미혼 여성들의 응답 1순위는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로 37.3%다. 이어 '결혼 뒤 생활지출 비용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서' 20.8%,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을 동시에 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19.1%, '나의 여가문화 생활에 지장 있을까봐' 15.3%,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 14.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서울 및 베이징에 사는 25~34세 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서울은 411명, 베이징은 413명 총 824명이 조사 대상이다.

한국과 중국 모두 결혼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양국 모두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답한 경우가 제일 많았다. 한국은 41.1%, 중국은 49.4%다. 결혼 뒤 자녀를 꼭 낳아야 한다는 생각은 중국이 약 6배 많았다. '자녀 필수에 대한 의견' 조사 결과 한국은 '없어도 무관하다'가 59.9%로 제일 높은 반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는 5.8%에 불과했다. 중국은 '없어도 무관하다'가 31.7%, '꼭 있어야 한다'가 30.3%였다.

'자녀를 1명 이하로 두기를 원하는 이유' 1순위는 양국 모두 동일했다. '자녀 양육 및 교육에 많은 비용이 들어서'를 원인으로 꼽은 비율이 한국은 30.1%, 중국 29.7%다.

여정연은 17일 오후 2시 서울 불광동에서 '중국의 인구정책 변화와 한·중 미혼여성의 결혼 및 출산 가치관 비교'를 주제로 학술포럼을 연다. 권인숙 여정연 원장은 "한국사회에서 결혼과 출산 관련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지표로 청년세대, 특히 미혼여성의 가족관련 가치관이 한 축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번 포럼을 통해 공유되는 조사결과가 향후 우리나라 저출산 대책과 가족정책에 유용하게 반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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