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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연준, 지난달도 자산 320억달러 줄여

양적긴축(QT) 이후로 모두 4340억달러 감축

등록 : 2019-02-11 15:38:54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긴축 철회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 가운데, 연준은 기존처럼 자산 감축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금융전문 매체 '울프스트리트' 최신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달 미국채 170억달러, 주택저당채권(MBS) 150억달러 등 모두 320억달러(약 36조원)의 자산을 줄였다. 연준은 2017년 하반기 양적긴축(QT)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4340억달러어치의 자산을 감축했다. 현재 연준의 총자산은 4조260억달러로, 2014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연준은 만기가 돌아온 채권에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산을 줄인다. 연준이 재투자하지 않은 국채에 대해 국채 발행자인 미 재무부는 액면가에 이자를 더해 연준에 돌려준다. 미국채 만기는 월중과 월말 두 시기에 돌아온다.

지난 7일 연준이 공개한 자산보유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연준이 보유한 액면가 17억8000만달러어치의 물가연동국채(TIPS) 만기가 도래했다. 미 재무부는 액면가에 3억500만달러의 인플레이션 보정금액을 보태 연준에 지급했다. 같은달 31일엔 중장기 국채 117억달러어치의 만기가 도래, 연준은 모두 170억달러어치의 국채를 떨궜다. QT 시작 이후로 연준은 모두 2600억달러의 국채를 줄였다. 현재 2조2060억달러어치의 국채를 보유중이다.

연준의 MBS 보유량은 지난달 150억달러 줄어든 1조6220억달러였다. 2014년 4월 수준이다. QT 시작 이래 현재까지 연준은 1490억달러의 MBS를 줄였다.

참고로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MBS를 대거 사들였다. MBS는 패니매, 프레디맥, 기니매 등 정부기관이 발행하고 보증하는 증권이다.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이 일시상환되거나 재투자되는 국채와 달리, MBS는 모기지 대출을 받은 이들이 달마다 조금씩 원리금을 상환하기 때문에 MBS 소지자인 연준도 그에 따라 원리금을 분할해 수령한다. 잔금은 만기 때 상환된다. 이를 패스스루(pass-through) 방식이라고 한다.

연준이 2017년 말 QT를 시작하면서 밝힌 것처럼 자산축소는 '자동항법'(autopilot)에 따라 자동적으로 진행된다. 국채 300억달러, MBS 200억달러 등 월별 축소 규모의 상한선이 있을 뿐이다.

지난해말 미 증시가 급격히 내려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월가는 그 원인을 연준의 자산축소에 돌렸다. 연준이 자산축소를 시작한 지 1년이 넘도록 수수방관하다가 시장의 유동성이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이 닥치자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것.

정치권과 시장이 한목소리로 아우성을 치자 연준은 지난달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초와 말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지겠다'는 한편 자산정상화 과정을 손보는 데 열린 마음을 갖겠다고 밝혔다.

현재 월가는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4차 양적완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기대감은 기대감일 뿐. 자산축소 중단이나 양적완화 재개보다는 자산 구성의 변경이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자산 포트폴리오에 있는 MBS를 빠르게 감축하고 그 대신 단기국채를 보충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MBS를 국채 단기물로 대체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현재 연준은 1년 이하의 단기채는 전혀 갖고 있지 않고 2~10년의 중기채와 30년 만기 장기채만 보유하고 있다. 보유 자산의 평균 만기는 8년을 넘는다.

WSJ는 연준의 전임 의장 벤 버냉키의 주장을 근거로 "연준이 자산 구성을 장기채 중심에서 단기채 위주로 바꾸려는 것은 시장과 실물경제 부양에 관심이 없다는 걸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를 얼마나 부양할느냐를 결정하는 요인은 은행 지준금이나 연준 자산 총액 규모가 아니라 보유자산의 만기와 리스크 여부"라고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연준이 리스크를 가진 자산(MBS)이나 장기 채권을 보유하게 되면 경제를 부양하는 성격을 띠게 된다. 그래야 장기 금리가 내려가고 투자자와 가계, 기업들이 보다 큰 리스크를 가진 자산에 투자하게 돼 경제활동이 촉발되기 때문이다.

울프스트리트는 "연준은 향후 몇달 동안 MBS를 국채 단기물로 전환하는 방식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그 효과는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그같은 변화가 확정돼 공개될 때까지 자산 감축 과정은 자동항법에 따라 계속 진행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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