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주장 엇갈려 … 우본 "심사과정서 평가할 것"

우정사업본부가 정부 최초로 민간 클라우드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입찰 참가자들 사이에 입찰자격을 놓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클라우드 기반 인터넷망 분리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13일 마감된 입찰에는 KT와 네이버 자회사인 NBP가 참여했다. 입찰에 앞서 진행된 사업설명회에는 LGCNS도 참여했지만 사업성을 이유로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이 사업은 우체국에서 별도 인터넷PC 설치 없이 업무용PC에서 외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테스크톱가상화(VDI)기술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VDI솔루션이 핵심적인 사양이다. 예산액은 240억원으로 계약체결 후 8개월에 걸쳐 서비스를 구축한 후 2024년 11월까지 5년간 서비스를 책임져야 한다.

이 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첫 번째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입찰에 참여한 NBP가 SK브로드밴드와 손을 잡으면서 벌어졌다.

IT업계에 따르면 NBP는 이번 입찰에 SK브로드밴드의 클라우드PC솔루션을 VDI솔루션으로 제안했다. 문제는 SK브로드밴드 솔루션이 국정원 보안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는 점이다.

정부와 소프트웨어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VDI솔루션은 국정원 보안인증이 필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VDI솔루션을 개발한 업체들은 대부분 국정원 인증을 받았다.

국정원이 지정한 인증대행업체에 내는 수수료만 6000만원이 들 정도로 까다로운 인증이다.

소프트웨어업체 관계자는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10개월 이싱이 필요하고 수수료 포함 최소 3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정부기관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기 위해선 사전 인증을 받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NBP와 SK브로드밴드가 클라우드서비스 납품실적을 쌓기 위해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제 첫발을 떼기 시작한 공공기관 클라우드서비스 확산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NBP측은 입찰 참가 자격조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NBP와 SK브로드밴드측은  "법률검토 결과 입찰참가 자격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한 "국정원 보안인증은 지난해 8월부터  진행 중으로 오는 6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라며  "오는 12월부터  시작하는 우정사업본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에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기본적으로 입찰참가자격을 보안인증을 받은 기업으로 엄격히 제안했다"며 "입찰자가 제안서에 포함한 제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평가과정에서 감점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고성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