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부채비율 2287%

클린컴퍼니 설립 추진 주목



한국석유공사가 40억8000만캐나다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캐나다 하베스트사업(유전 개발+생산+정제+판매)의 장부가액이 '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석유공사 부채비율은 2014년 221%에서 2018년 2287%로 4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캐나다 하베스트사업은 지난 2009년 석유공사가 인수계약을 체결한 후 현재까지 40억8000만캐나다달러(인수비 25억7600만달러+인수 후 투자비 15억400만달러)가 투자됐다.

당시 환율을 적용한 원화환산 투자액은 약 4조원에 달했으나 현재 환율을 적용하면 3조4586억원 규모다.

석유공사는 추정매장량과 유가전망치 등을 반영해 평가한 결과 투자비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베스트는 MB정부 당시 석유공사 대형화사업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최악의 해외자원개발사례로 꼽힌다.

자원개발사업의 잇단 실패로 석유공사 재무제표에는 존립위기가 드러난다. 2018년 말 기준 법정자본금 13조원 중 자본총액은 7641억원 뿐이고, 부채총액은 17조4749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2014년 221%에서, 2015년 453%, 2016년 529%, 2017년 718%, 2018년 2287%로 수직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석유공사가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돈만 4260억원이다.

석유공사는 최근 자사가 보유한 미국 셰일가스광구인 이글포드와 영국 에너지기업 다나페트롤리엄(다나) 지분 매각 등 비상 경영계획을 발표했지만 역부족이란 평가다.

석유공사 제2노조(민주노총 석유공사지회)는 지난 12일 성명서를 내고 '부실자산을 그대로 남겨둔 채 아마추어 형태의 구조조정만 진행할 경우 결국 완전 자본잠식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석유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참여한 해외자원 프로젝트 중 베트남광구 등 성공사례도 많이 있다"며 "유망한 사업(광구)을 별도로 모아 자회사 형태의 클린 컴퍼니를 설립하면 투자자 유치가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확보한 투자금과 이글포드 매각대금 등으로 부채비율을 낮추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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